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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풍기던 기피시설이 광명·안양시민 휴식처 거듭날 것"

박태진 기자I 2017.03.02 12:00:00

9월 준공 앞둔 안양새물공원 조성현장 가보니
사업비 3218억원 투입.. 하루 25만톤 하수처리
시설 시운전 돌입..지상 공원 조성공사 한창
바이오가스로 연간 1만 2000Mwh 전력 생산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지난달 28일 오전 10시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 새로 건설한 박달하수처리장 지하로 들어서자 거대한 수(水)처리 시설과 생활하수 찌꺼기 처리시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수처리시설 특유의 악취가 코끝을 스쳤지만 기자는 시설의 웅장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환경공단이 추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하수처리시설(안양 박달하수처리장) 지하화 사업인 ‘안양새물공원 조성사업’이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3년 4월 첫 삽을 뜬 이래 4년 5개월 만이다.

이 사업은 지난달 말 기준 9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현장 지하에서는 이미 들어선 하수처리시설의 시운전이 진행되고 있었고 지상에서는 공원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국환경공단이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 있던 기존 박달하수처리장을 허물고 지하에 새로 짓는 안양새물공원 사업 준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현장 지하에서는 박달하수처리장 수처리 시설이 시운전을 하고 있었다.(사진=한국환경공단 제공)
◇하루 25만톤 하수 처리..지상은 공원으로 탈바꿈

총 사업비 3218억원을 투입한 안양새물공원 조성사업은 하루 25만톤의 하수를 처리하는 시설을 지하화하는 것이다.

1992년 처음 가동을 시작한 박달하수처리장은 안양을 비롯해 군포·의왕·광명을 포함하는 일 30만톤 규모의 광역하수처리시설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과거 악취로 인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환경시설의 미관개선과 악취확산 방지, 고도처리공정 도입을 위해 기존 시설을 허물고 지하에 시설을 새로 지은 것이다. 하루 처리량은 기존보다 5만톤 가량 줄었지만 이는 인구 이동, 도시개발 등에 따른 변동일 뿐 기존 하수 처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환경공단 측 설명이다.

이곳은 안양시 박달동과 광명시 일직동이 접한 지역으로 지난 2008년 KTX 광명역 역세권 택지개발사업과 맞물려 개발 중이다. 이에 따라 환경공단은 광명시와 안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함께 이곳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하수처리시설의 고질적이 문제점인 악취 제거를 위해 서해안고속도로와 인접한 사업지 남쪽에 아파트 10층 높이(30m)의 통합 배출구를 설치한다. 배출구는 인공암벽 등 체육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안양새물공원은 축구장 20개면에 해당하는 총 면적 18만㎡ 규모로 조성한다. 3200여억원을 사업비로 투입하는 만큼 최신 기술을 접목해 하수처리 효율을 높이고 시설 상부(지상)에는 공원과 야구장, 풋살장 등 체육시설을 설치해 시민들의 휴식과 여가활동 공간을 마련한다.

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을 공원으로 꾸미는 사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게다가 택지지구와 인접한 지하화 하수처리시설은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 총 19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총 사업비 3034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에 조성한 하남 유니온파크(공원)다. 하남 미사보금자리 지구의 배수시설로 계획한 이곳은 하루 3만 2000톤의 하수를 처리하는 곳으로 2011년 11월 착공해 2015년 6월에 준공했다.

환경공단 측은 안양새물공원이 인근에 조성 중인 ‘광명역 파크자이’(2653가구) 등 신규 아파트 단지와 어우러져 수도권 서남권 지역의 명소로 거듭나기를 기대했다. 서승명 환경공단 환경시설관리처 차장은 “안양새물공원 조성사업이 완료하면 이곳은 기피시설에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축구장 20개를 지을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공원인 만큼 주변 아파트 입주민은 물론 안양·광명·의왕·군포 시민들에게 도심 속 휴식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 있던 기존 박달하수처리장이 새롭게 거듭난다. 지상에 있던 기존 시설을 허물고 모든 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에는 공원과 체육시설 등을 짓는다. 지난 28일 현장에서는 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사진=한국환경공단 제공)
◇수처리는 기본…찌꺼기로 신재생 에너지 생산

안양새물공원 조성사업은 하수처리시설의 단순 지하화에 그치지 않고 하수찌꺼기로부터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공단 관계자는 전했다.

먼저 하루 25만톤을 처리하는 수처리 시스템은 하수(더러운 물)와 함께 들어온 흙, 모래, 각종 찌꺼기 등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 뒤 하수를 일정시간을 두고 가라앉는 물질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어 생물반응조 설비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1차 처리된 하수 중에 용해돼 있는 유기물을 분해해 침전 가능한 찌꺼기로 변화시켜 제거한다. 또 하수 속 공기를 빼내는 공정을 통해 질소와 인(오염물질)을 걸러내 없앤다.

이후 총인(물속에 포함된 인화합물의 총 농도)처리시설에서 약품을 이용해 인을 제거하며, 마지막으로 자외선(UV) 소독을 통해 처리 중인 물에 있는 대장균을 제거해 방류한다.

수처리 과정에서 걸러낸 찌꺼기는 농축과 열가수분해(열을 가해 연하게 만드는 과정)를 거쳐 소화(불에 태움), 탈수, 건조의 과정을 거쳐 건조물로 만든다. 이를 통해 하수찌꺼기 최종 처분량 감소와 함께 하루 약 30톤의 건조연료 생산이 가능하다. 안양시는 이를 화력발전소의 연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해 12월 서부발전과 건조찌꺼기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하수찌꺼기 처리과정 중 소화조에서 1일 약 1만 5000N㎥의 바이오가스가 발생한다. 공단은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연간 약 1만 2000Mwh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약 3000여 세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생산된 전력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판매를 통해 연간 20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공단은 전망했다.

전병성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은 “안양새물공원 등 환경기초시설이 도심 공간에 확대·보급할 수 있도록 공단은 기술적·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양새물공원 조성사업 조감도.(이미지=한국환경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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