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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거쳐야 할 F-35 부품 홍콩행…'이메일 실수'로 中에 넘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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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08 10: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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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조종석 덮개·무기창 문 유출
이메일엔 경고 있었지만 직원이 놓쳐
美의회 발칵…국방부·국무부 조사 착수
美감사원 "중국, 역설계 착수했을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F-35 스텔스 전투기 부품이 중국 손에 넘어간 것이 미국 물류업체 UPS 직원이 이메일 경고 하나를 놓쳤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메일엔 특정 국가를 경유해선 안 된다는 경고가 담겨 있었지만, 부품은 홍콩을 거쳐 배송됐고 이를 놓친 대가는 컸다.

지난 7월 20일 영국 런던 남서부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 2026' 개막일에 록히드마틴의 F-35 라이트닝Ⅱ 전투기가 비행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AFP)
지난 7월 20일 영국 런던 남서부 판버러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 2026' 개막일에 록히드마틴의 F-35 라이트닝Ⅱ 전투기가 비행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AFP)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지난달 29일 하원 외교위원회·군사위원회 직원들과 약 1시간 동안 회의를 열고, 호주에서 출발이 늦어진 부품을 서둘러 보내려다 배송 경로가 홍콩으로 잘못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부품은 레이더 흡수 물질을 입힌 F-35 조종석 덮개(캐노피)와 무기창 문으로, 지난 5월 말 수리 또는 폐기를 위해 호주에서 미국으로 보내지던 중이었다. 원래는 미국의 방산 협력국인 한국과 대만을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갈 예정이었다.

F-35 개발사 록히드마틴을 대신해 운송을 맡은 물류업체 DSV는 이 부품이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따라 특정 국가를 거쳐선 안 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ITAR는 민감한 미국 무기 기술이 적대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다. 다만 이 이메일은 UPS 직원이 쓰는 것과 다른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발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일련의 실수로 중국이 미국의 가장 민감한 군사 기술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에 망신을 안겼다. 국방부와 국무부는 조사에 착수했고, 의회는 무기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F-35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전투기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무기 사업으로, 중국은 수년간 F-35를 겨냥한 첩보 활동을 벌여왔다.

미 회계감사원(GAO)에서 F-35 관련 감사를 총괄하는 다이애나 마우러는 “중국이 F-35 캐노피를 갖게 된 건 좋지 않다”며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분명 축배를 든 뒤 곧바로 역설계에 착수해 자체 기술로 대응할 방법을 찾으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에서 에리카 플라스 국방부 군수 담당 부차관보는 자신이 꾸린 팀이 재발 방지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수출통제법 집행을 맡아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국무부 방산무역통제국 관계자도 자리했다. 앞서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국방부에 이번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요구했고, 톰 코튼 정보위원장은 공급망 점검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상원 군사위원회 소위원장인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의원은 “중국이 처음부터 이 부품을 가로챌 계획을 세웠던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국방부는 이번 배송과 거리를 두며 부품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평가절하했다. 미군 수송사령부도 “해당 배송의 운송이나 조율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부품을 회수하고 사건을 조사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미 당국 및 업계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19개국이 운용하는 F-35의 예비 부품 상당수를 관리하는 록히드마틴은 지난달 “물류 결정은 일방적으로 내려지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 드러난 경위에 대해선 “덧붙이거나 바로잡을 내용이 없다”고 했다.

DSV와 UPS는 논평을 거부했다. 블룸버그 보도 이후 UPS 주가는 뉴욕증시에서 1% 미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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