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과 대통령 탄핵 이후 재정정책 기조가 건전재정에서 확장재정으로의 전환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 장기물이 약세를 이어가는 만큼 스티프닝 장세에서의 국채 개인투자자들 혜안이 돋보인다.
스티프닝이란 채권 장기물 가격이 단기물 대비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며 수익률곡선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것을 말한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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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후년 3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21-1’을 906억원 어치, 내년 3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20-1’을 573억원 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이어 만기가 내년 6월에 도래하는 ‘15-2’를 256억원 어치 사들였다.
이들은 만기가 짧은데다 표면금리가 1.125~2.25%로 낮다는 게 특징인데 개인투자자들의 절세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폐지되면서 채권 매매차익은 비과세, 이자에만 세금을 물리는 현행 세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절세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낮은 표면금리에 대한 개인 수요가 뚜렷하다”면서 “현재 국채 금리가 2%대로 채권 투자 매력이 낮아지고 있지만 1% 중반 수준의 표면금리 채권도 여전히 존재하고 금투세도 폐지됐기 때문에 저표면금리 채권의 상대적인 강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만기가 10년 이상 남은 장기물들이 대거 순매도 상위 종목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먼저 만기가 오는 2040년 9월에 도래하는 ‘20-7’을 291억원 어치 순매도했고 2054년 3월 만기인 ‘24-2’는 256억원 어치 팔았다.
또한 2039년 9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19-6’과 2054년 9월 만기 도래인 ‘24-8’을 각각 163억원, 156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과 여당의 정치적 입지 약화와 야당의 상대적인 우위 속에서 진행되는 추경에 대한 발 빠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통상 추경 우려에 따른 국고채 가격 약세가 진행될 경우 장기물이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는 만큼 해당 비중을 줄인 셈이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는 계엄 사태 이후 국고채 장·단기물을 팔고 사들이며 비중을 조절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금리 인하기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가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올해 국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2조 262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하며 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은 계엄 사태의 경제적 상흔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의 더 빠른 금리 인하와 정부의 더 큰 추경 규모를 반영하면서 스티프닝 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