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원·달러 환율은 1990년대 후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0년대 중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최근 레고랜드 사태 등 주요 이벤트들이 발생한 때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6.6원 오른 1382.0원에 개장했다. 이후 오전 중에 환율은 1386.3원을 터치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8일(1394.6원) 이후 최고다. 오후 내내 환율은 1380원 초중반대를 등락하다 마감했다.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실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상승률이 다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는 초강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3시 기준 105.97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106을 넘어서기도 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5위안대, 달러·엔 환율은 153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3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1000억원대를 팔았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5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됐다.
이날 개장 전 외환당국은 회의를 열고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엔 적기에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시장 개입을 예고했지만 시장에서는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9시반께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 컨센서스를 보면 전월비 0.4%로 2월(0.6%)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미국 금리나 달러가 주춤해질 여지가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31억5300만달러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