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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간 기나긴 경색에…민간 차원 교류도 얼어붙었다

권오석 기자I 2023.03.07 16:09:56

올해 1~2월 정부 승인 대북 인도지원 물자 반출 `0`
지난해 尹정부 출범 후 8~12월엔 5건 승인
남북경색, 민간까지 확대 분위기…통일부도 조직개편 검토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올해 들어, 국내 민간단체가 신청해 정부가 승인한 대북 인도지원 물자 반출이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 간 기나긴 경색이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조직 개편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더해 민간 영역에까지 그 분위기가 퍼지는 모양새다.

7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사진=연합뉴스)
7일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대북 인도지원 물자에 대한 정부 승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민간단체가 북한으로 물자를 반출할 경우,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통일부는 매달 초 전월에 이뤄진 반출승인 건수와 금액대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품목과 단체명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가 지난 한 해 총 12건(55억원 상당)의 대북 인도지원 물자 반출을 승인했다.

지난해 월별로는 △2월 3건·20억 △3월 1건·5억원 △4월 3건·10억 8000만원 △8월 1건·4억 4000만원 △9월 1건·5억원 △10월 2건·7억원 △12월 1건·3억원이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8~12월만 보면, 총 5건·19억 4000만원 상당의 대북 인도지원 물자 반출이 승인됐다. 그러나 올해 1~2월에는 민간단체의 물자 반출 신청 자체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무분별한 무력 도발과 이에 대응한 한미 양국의 군사연합훈련으로 남북 관계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나가는 상황에, 결국 민간 차원의 교류마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미군과 남조선괴뢰군부의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장악하고 있다.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며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전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팬데믹도 남북 관계 악화를 가중시켰다. 통일부의 남북 인적·물적 왕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 2년간(2021~2022년) 방북·방남한 인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는 1989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뒤로 처음이며,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2008년(방북 18만 6443명·방남 332명)과 비교하면 극과 극이다.

통일부가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인 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통일부는 향후 교류협력 분야는 축소하는 대신 북한인권 담당 조직은 강화하는 방향의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개편 대상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해에도 남북 간 문화교류를 담당하던 사회문화교류운영과를 폐지하고 사회문화교류정책과와 통합 운영을 시작했으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운영부’와 ‘교류부’를 ‘운영교류부’로 통합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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