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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2020년 5월 0.5%로 인하됐던 기준금리가 지난해 두 차례 인상돼 1.0%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들어 4차례나 인상되며 단숨에 2.25%까지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2.75%, 3.00%로 말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추가적인 금리 상승까지 기정사실화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끌족 다수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으로 이자 부담을 감내하겠다는 경우가 많다. 2년 전 서울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샀다는 30대 대기업 직원 박모씨는 일단 불필요한 소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는 “당장은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체감할 수 있는 외식이나 커피 소비 등을 우선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올해로 계획했던 결혼식까지 미루기로 했다. 그는 “금리가 더 오를 경우를 대비해 어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일단 이자 부담이 줄어야 결혼식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언제 끝날지를 예상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청년 세대를 향해 “집을 살 때 3% 돈을 빌렸다면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라며 “지금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지나며 다시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얼마나 갈지 불확실성이 크다”며 “이전에 가정했던 금리 하에서 경제활동을 하면 위험이 있다고 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더욱이 13일 밤(한국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인 9.1%를 기록하며 하반기 금리 인상 폭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영끌족 입장에선 부동산 가격 하락세와 거래절벽이 계속되며 집을 파는 것도 쉽지 않아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03% 떨어져 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파트 거래마저 크게 줄며 매수세 감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4~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489건으로 전년 동기 8555건의 40.8%에 그쳤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아직 남은 6월 거래의 경우 907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지난해 6월 3943건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실적으로 부동산을 보유한 경우 금리 파도에 적극 대처하기는 쉽지 않다”며 “영끌족도 시세보다 20~30% 싸게 내놓는 방식으로 손절매는 하지 않고 버티려고 할 것이다. 다수가 결국 빚을 조금씩 줄인 후에 금리 인하 시기를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