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미팅에서 김 의장은 올해 1분기 핵심사업 부문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흑자를 달성하는데 노력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신사업에 속도를 내 줄 것을 주문할 전망이다. 아울러 김 의장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부정적인 외부 분석으로 불안해하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한때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봤지만 현재는 30조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가도 12달러로 공모가(35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정세 불안, 미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미국 증시의 전체적인 하락으로 인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다. 이에 김 의장은 이번 미팅에서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쿠팡의 주요 핵심 사업의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할 것이랑 전망이 나온다.
반면 쿠팡의 주요 투자사인 소프트뱅크, 세콰이어캐피탈 등은 경고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세콰이어캐피탈은 지난달 250여개 포트폴리오 회사에 “시련의 시기가 닥쳤으니 신규 프로젝트와 투자를 축소하고 현금을 확보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후 스웨덴 핀테크 기업 ‘클라나’, 인도 에듀테크기업 ‘언아카데미’, 기업 대상 선물 플랫폼 ‘센도소’ 등 다수 기업이 인원 감축 등 비용절감 계획을 내놓고 있다. 아마존, 넷플릭스, 우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도 감원 계획을 발표했거나 신규채용 중단을 고려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쿠팡도 물류센터 신규 투자 및 신규 인력 채용 속도조절, 사업부 재편 등이 담긴 생존전략을 공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쿠팡은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여개의 물류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1조3000억원을 투입해 10여곳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설립 중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에 언급했던 에비타(EBITDA) 흑자를 반년 이상 당겨서 기쁘다”며 “앞으로 쿠팡의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며 손실을 줄여나갈 예정”라고 흑자 계획을 언급한 바 있다.
쿠팡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작년 인건비는 4조7236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늘었다. 매년 1만명 이상 신규 고용하고 있는 만큼 올해 인건비는 5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연간 20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쿠팡이라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에 쿠팡이 당초 계획했던 흑자 시기를 1~2년 앞당기는 수익화 전략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쿠팡은 올해 들어 수익성 개선을 위해 PB(자체 브랜드)를 강화하고 멤버십 인상하는 등 시도하고 있다. 기존 월 2900원이던 ‘와우 멤버십’ 가격도 지난달부터 2000원 인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투자 환경이 어렵다보니 쿠팡도 과거처럼 ‘계획된 적자’를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 의장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