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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 넘는 성장률 기대..1인당 달러 기준 국민소득도 증가 전망(종합)

최정희 기자I 2021.06.09 14:43:44

올 1분기 성장률 잠정치 1.7%..속보치보다 0.1%P↑
가계저축률 11.9%, 21년만에 최고치..펜트업 수요로 이어질 듯
노동소득분배율 67.5%, 역대 최대..'경기부진+정부 대책' 영향
1인당 국민소득 3만1881달러, 2년째 뒷걸음..올해는 증가 전환 기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 전망치 4.0%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출, 소비 등의 회복세에 1분기 성장률은 1.7%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작년엔 코로나19로 인해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0.9%)을 기록했으나 가계가 경기 불안에 대비해 돈을 쓰지 않고 움츠러든 탓에 가계순저축률은 11.9%로 외환위기 이후 2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 저축 등은 ‘펜트 업(Pent-up) 소비’로 이어져 성장률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올해는 1인당 국민소득이 달러화 기준으로도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881달러로 2년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탈리아보다 밀려 세계 7위 달성도 멀어졌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민간’ 주도 성장세..1분기 성장률 0.1%포인트 상향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0년 국민계정(잠정),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019년과 작년 경제성장률은 각각 2.2%, -0.9%로 종전 집계된 수치(2.0%, -1.0%)보다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올해 1분기 성장률 또한 전기비 1.7%로 속보치(1.6%)보다 0.1%포인트 상향됐다.

성장률이 연이어 상향 조정되면서 올해 한국은행이 전망한 4.0% 성장률보다 더 높은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 1분기 성장률은 민간의 성장률 기여도가 1.3%포인트(정부 기여도 0.4%포인트)에 달할 정도로 수출, 소비 등 민간 주도의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성장세는 2분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4월과 5월 수출증가율(전년동기비)이 각각 41.2%, 45.6%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4월 소매판매는 8.6% 증가했다. 전월비로도 2.3% 늘어났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성장률이 1.7%로 상향 조정됐기 때문에 2~4분기 분기별 성장률이 0.6% 후반만 되더라도 4.0%가 나오고, 0.7% 중반대로 올라서면 연간으로 4.1~4.2%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며 “시장에선 4%보다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작년 가계순저축률(순저축액을 순처분가능소득 등으로 나눈 비율)이 11.9%를 기록, 전년보다 무려 5%포인트나 상승하면서 외환위기였던 1999년 13.2%를 기록한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펜트업 소비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계순저축률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가계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1998년엔 가계저축률이 무려 20.4%에 달했다. 박 국장은 “가계순저축률은 경기가 회복될 때 펜트업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작년 노동소득분배율은 67.5%로 1년전보다 1.2%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노동소득분배율은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기 때문에 분배지표로 분류되긴 하나 분배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반드시 소득 분배 상황이 좋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박 국장은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면 노동소득분배율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 부문의 영업잉여가 감소(4.3%)하는 반면 노동자들은 임금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피용자 보수(0.5%)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작년엔 정부가 고용안정지원금, 긴급 일자리 공급 등의 대책을 내놓으면서 피용자 보수를 늘리는 데 영향을 줬다.

◇ 명목 GDP 큰 폭 성장 기대..‘1인당 국민소득도 증가할 듯’

경제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달러화 기준으로도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는 경제성장률이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모든 재화, 서비스 등을 포함하는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가 3개 분기(작년 3분기 2.0%, 4분기 2.5%) 연속 2%대 상승률(전년동기)을 보임에 따라 명목 GDP가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1년전보다 2.6%를 기록, 2017년 3분기(3.7%) 이후 3년 반만에 최고점을 기록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원자재 등 수입 가격보다 반도체 등 수출 가격이 오르면서 교역 조건이 개선된 데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영향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DP 디플레이터의 상승세는 명목 GDP를 키워 1인당 GNI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박 국장은 “올해 실질 성장률이 4%에 달할 것으로 보이고 GDP 디플레이터도 상승해 명목 성장률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원화가 큰 폭의 약세만 보이지 않는다면 달러화 기준으로 1인당 국민총소득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공식 통계치가 나오진 않았으나 작년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881달러로 이탈리아(3만2055달러)를 뛰어넘진 못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이달초 발표한 1인당 GNI 수정치를 2만8069유로라고 밝혔는데 작년 연평균 달러·유로 환율(1.142달러)를 적용하면 3만2000달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된다. 1인당 GNI는 세계 7위 석권도 실패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전년보다 1.0% 감소하는 등 2년째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원화 기준으로 각각 1.4%, 0.4%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약 6%, 약 1% 하락하면서 달러 환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감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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