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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풀린 A급 회사채, 넘어야할 산은?

김기훈 기자I 2016.07.26 14:36:42

A급내 ''취약'' 건설·기계 비중 줄고 ''안정'' 내수·상사 확대
기업구조조정·회사채시장 활성화방안 변수로 지목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AA급 이상 우량채와 BBB급 이하 비우량채 사이에 끼어 극심한 수요부족에 시달렸던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회사채시장에 산적한 변수들을 고려할 때 A급 회사채 회복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A급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연초대비 눈에 띄게 개선됐다. 포스코대우와 SK케미칼이 연이어 수요예측에 성공한 것이 단적인 예다. 저금리 기조하에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데다 비수기를 맞아 회사채시장의 절대 발행물량이 적다는 점이 표면적 이유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A급 회사채 투자심리가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 우선 A급내 취약업종과 안정적 업종 비중이 조정됐다. 과거 A급 내 취약업종으로 분류됐던 건설과 기계업종은 그 비중이 2013년 각각 28%, 5%에서 올들어 14%, 2%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실적 안정성이 뛰어난 내수와 상사업종 비중은 29%에서 54%로 대폭 높아졌다. A등급 개별업체들의 상황도 달라졌다. 문제업종으로 분류되는 해운과 기계업종 상당수가 등급이 떨어지면서 A급에서 제외된 반면 그간 고전했던 A급 건설업체들은 주택경기 회복에 실적이 개선되면서 등급이 되레 상승세다. 현대산업개발의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됐고 신세계건설은 등급이 아예 한 계단 올랐다. 또 A급 철강과 화학업체들도 원자재값 반등에 힘입어 이익을 늘리며 투자자 신뢰를 높였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기준으로도 SK와 GS, 현대차와 같이 모회사의 지원 여력이 우수한 대기업 계열사 비중이 확대된 반면 두산과 한진, 동국제강 등 이슈 그룹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며 “또 다른 주요 A등급 그룹사인 한화와 효성의 경우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등급 하향 압력이 낮아지면서 A등급의 신용등급 안정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해석했다.

시장 분위기는 분명 좋아졌지만 A급 회사채 전반의 투자수요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2012년 웅진그룹 사태로 본격화된 회사채시장 양극화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어닝쇼크로 심화됐고 아직 그 여파가 남아 있다. 회사채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 구조조정과 정부의 회사채시장 활성화 방안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지목한다. 박진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투자수요가 A급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데 한계가 있다”며 “구조조정이 일부 진행되고 회사채시장 활성화 방안이 자리잡는 내년초부터 기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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