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가 하락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개장과 함께 1940선 초반까지 내려앉았던 지수는 3000억원 이상을 매수한 연기금덕분에 간신히 1950선은 지키는데 성공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 대비 10.56포인트(0.54%) 내린 1951.02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진행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의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인되면서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연준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서 ‘인내심을 보일 것’이라는 문구를 유지했지만, 경기회복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올해 중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연준은 고용시장여건 역시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9일 “1월 FOMC 성명은 예상대로 ‘인내심’ 문구가 포함되면서 4월 회의에서 조기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희박함을 시사했다”면서 “그러나 경기판단 상향 등 예상보다 매파적인 성명 내용을 감안하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왔다.
장 초반부터 꾸준히 매도에 나선 외국인은 2438억원을 순매도 했다. 여기에 개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팽팽히 맞섰다. 기관은 1248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전날에 이어 연기금은 이날도 3156억원을 대거 매수하면서 5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갔다.개인은 1094억원을 순매수 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기금이 특정 섹터가 아닌 화학, 전기전자, 금융 등 전체로 벌려서 사들이고 있다”면서 “연기금이 시장에 대해 ‘저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단언할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긍정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해 총 2073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재하락은 다시 한번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 선물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78달러, 약 4% 급락한 44.45달러로 배럴당 45달러를 하회한 것은 물론,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모처럼 반등했던 정유, 화학, 조선업종이 다시 한번 큰 폭으로 굴러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3.04% 하락했고, 대우조선해양(042660)도 2.98% 내렸다.
업종별로는 상승과 하락업종 수가 비슷했다. 전기전자가 1.4% 빠졌으며, 기계(1.34%), 섬유의복(1.34%), 서비스업(1.25%), 통신업(0.91%), 보험(0.74%) 등도 약세를 보였다.
상승 업종은 4분기 호실적을 내놓으며 그동안의 우려를 떨치고 있는 건설업(1.34%)을 비롯해 비금속광물(0.58%), 은행(0.36%), 철강및금속(0.25%), 운수창고(0.21%), 유통업(0.2%) 등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엇갈렸다. 삼성전자(005930)는 이날 배당을 전년보다 40%가량 늘린 1만95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예고된 수준이었던만큼 주가는 1.31% 하락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그동안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영향으로 3.66% 빠졌다. NAVER(035420)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성적에 5.2% 미끄러졌다. 이밖에 한국전력(015760), 현대모비스(012330), SK텔레콤(017670), 삼성생명(032830)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005380)는 0.9% 오르면서 2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포스코(POSCO(005490)), 신한지주(055550), 기아차(000270), 아모레퍼시픽(090430), 삼성화재(000810), KB금융(105560), LG디스플레이(034220) 등도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3억8549만2000주, 거래대금은 5조1724억4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5개 종목을 포함해 392개 종목이 올랐다. 85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2개였으며, 399개 종목이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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