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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경기 진단 ‘개선 확대’서 ‘흐름 유지’로…소비 개선세는 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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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9.07 12: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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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관련 수출·설비투자 높은 증가세 지속
서비스업 증가폭 축소·소매판매 감소 전환
상반기 실질임금 0.3%↑…가계 구매력 회복 제한
"중동 정세·미국 통상정책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

[세종=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반도체를 포함한 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이끌면서 우리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만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9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30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홍콩으로 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반도체 화물이 항공기 탑재를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월 30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홍콩으로 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반도체 화물이 항공기 탑재를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에서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달엔 수출과 설비투자, 제조업 생산의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의 높은 증가세는 조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7월 전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보다 3.1%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월의 4.4%보다 축소됐지만 2분기 평균인 2.9%를 웃돌며 개선 흐름을 지속했다.

광공업 생산은 높은 기저와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6.0%에서 3.6%로 낮아졌다. 다만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는 0.2% 증가해 전월의 반등세를 이어갔고 평균가동률도 74.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생산이 기저효과로 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AI 인프라 투자와 연관성이 높은 기계장비와 금속가공, 전기장비는 각각 9.6%, 6.9%, 4.0% 증가하며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도 글로벌 AI 관련 투자 수요가 탄탄하게 유지되면서 호조를 이어갔다. 8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8.7% 늘었고,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72.5% 증가했다. 일평균 금액 기준으로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이 가격 급등 등에 힘입어 각각 216.1%, 431.2% 증가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관련해 철강제품과 비철금속 수출도 각각 10.4%, 26.7% 늘었다.

7월 설비투자는 24.9% 증가해 전월의 22.5%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66.0% 증가했고 전기·전자기기와 일반산업용 기계도 각각 11.0%, 12.1% 늘었다. 다만 KDI는 최근 설비투자의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세에는 기저효과와 함께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가 32.7% 증가한 영향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기타운송장비 투자는 83.9% 급증했다.

선행지표는 반도체 관련 투자의 견조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을 나타냈다. 8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96.5% 늘었고, 7월 국내 기계수주도 반도체 제조장비가 포함된 특수산업용 기계 등을 중심으로 25.4% 증가했다.

반면 소비는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제한되면서 개선세가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8% 감소해 전월의 3.9%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통신기기·컴퓨터 판매가 각각 2.5%, 0.8%, 14.2% 감소하면서 내구재 판매가 4.1% 줄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와 주요 업체 판촉행사의 종료, 전년 동월 통신사의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월별 변동을 완화한 6~7월 평균 소매판매액은 1.5% 증가했지만 1분기 평균인 3.2%를 밑돌았다. KDI는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0.3%에 머무는 등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제한되면서 소비 개선을 제약했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도 6월 5.4%에서 7월 3.5%로 축소됐다. 도소매업의 증가율이 4.1%에서 0.1%로 낮아졌고 숙박·음식점업은 1.0% 감소로 전환했다.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됐다. 7월 건설기성은 3.2% 감소했다. 비주거용 건축은 11.3% 증가하며 개선 흐름을 유지했지만 주거용 건축은 7.9% 감소했다.

노동시장은 둔화 흐름이 다소 완화됐으나 청년층의 고용 회복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보다 10만 8000명 늘어 전월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20대 고용률은 59.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실업률은 0.5%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통신비 관련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전월의 2.8%보다 0.3%포인트 확대됐다. 전년 동월 시행된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로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1.4%에서 6.5%로 크게 높아졌다. KDI는 이 같은 통신비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동의 대부분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농축수산물 가격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2.6%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은 14.2% 올라 전월의 15.5%와 유사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7월 배럴당 76.8달러에서 8월 88.8달러로 상승했다. KDI는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서 향후 석유류 가격의 상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2.6%에서 3.4%로 높아졌다. 다만 통신비 영향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6%를 기록했다.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추가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유지됐다고 KDI는 평가했다.

KDI는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며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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