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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과탐 점수 깔아줄게"…수능 보는 학부모들 논란

김혜선 기자I 2024.08.28 15:41:06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25학년도 수능 응시 인원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녀들의 표준점수를 높이기 위해 수능에 응시한다는 일부 학부모들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직전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에는 수험생 48만8292명이 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이번 9월 모의평가를 치르는 N수생은 10만7000명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연계한 2022학년도 시험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많은 규모다.

내달 6일로 마감되는 2025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인원도 역대 최대치를 찍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맘카페에서는 자녀의 수능 표준점수를 높이기 위해 원서를 접수했다는 ‘인증’을 하는 학부모들이 등장했다. 한 학부모는 지난 23일 4교시 과학탐구에서 화학1과 생명과학1을 선택한 응시원서 접수증을 공개하며 “우리 아이들 화학1, 생명과학1 표점(표준점수)은 엄마가 지켜줄 거야”라고 썼다. 응시 인원이 적은 과학탐구 영역에서 일부러 낮은 점수를 획득해 전체 평균점수를 낮추고, 자녀의 표준 점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게시글에는 “저도 화학, 생명 과목 시험 보는 아이 위해 (수능) 접수했다”, “수능 보시는 어머님들 많더라”, “저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는 등 댓글이 달렸다.

입시 정보 공유 카페에서는 학부모가 수능을 볼 경우 몇 점을 획득해야 가장 유리한지 ‘노하우’도 공유되고 있다. 한 작성자는 “부모님들께서 자녀분들을 위해 수능 과탐을 응시하겠다는 글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며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한다면 학부모님들께서 수능에 참여하시는 것만으로도 등급컷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게시한 수능 원서 접수증. (사진=SNS 갈무리)
그는 “평균을 낮추되 표준편차는 줄이기 위해 평균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한다”라며 지난 2024학년도 생명과학1의 경우 10점대의 점수를 받아야 자녀들에게 가장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수능에서는 이과 학생이 사회탐구 영역을 선택하는 ‘사탐런’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탐런’은 과학탐구와 사회탐구를 동시에 보는 응시자로, 중위권 및 중하위권 이과생이 비교적 점수를 얻기 쉬운 사회탐구 영역으로 옮겨오면 기존 과학탐구 시험 응시자의 수가 줄어들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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