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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속한 조직에선 사기범들이 ‘군인’을 사칭하며 여성들에 접근해 돈을 빼앗는 수법을 썼다. A씨는 2021년 6월 ‘이라크에 파병 중인 미군’이라 속여 피해자에 접근, 호감을 얻고 결혼을 제안했다. A씨는 “전쟁에 참여하게 돼 무섭다, 대체 군인 명목으로 돈을 보내주면 참전하지 않을 수 있고 한국에 돌아가면 결혼하자”고 피해자를 속여 약 6900만원을 받아냈다.
B씨는 2022년 1월 ‘부모를 잃고 군인이 돼 예멘에서 복무 중’이라며 다른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B씨는 피해자에게 “어머니의 나라에 정착하고 싶다, 지금까지 투자한 돈을 보관해 전달해달라”고 속인 뒤, 국제 통화이체 수수료와 한국 항공료 등을 명목으로 3차례에 걸쳐 1100여만원을 갈취했다.
김씨는 사기 조직원들과 지인 사이로 약 3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그러던 중 사기로 얻어낸 금액을 자신의 계좌에 송금받은 후, 가상자산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범죄 수익을 옮기는 것을 도왔다. 김씨는 자신의 계좌,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계좌 등으로 재이체해 사기 조직의 자금 전달에 일조했다.
결국 사기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선의로 송금을 도운 것이지, 범죄 수익인지의 여부는 알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그가 지속해서 수익 이전을 도와준 것을 통해 볼 때, 사기 범행으로 인한 돈이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행위가 범죄 피해금액을 환전하는 것이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김씨가 송금에 관여한) 피해금액이 2400여만원에 달해 결코 적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범죄 전력, 범행 수익 규모 등을 종합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