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제값내고 먹니?”…불황 속 ‘간장족’ 뜬다

온라인쇼핑몰 티몬에서 유명 프랜차이즈 피자를 20% 할인된 가격에 e쿠폰 형태로 팔고 있다. (사진=티몬)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송 모(34) 씨는 배달 음식을 시킬 때마다 ‘할인쿠폰(e쿠폰)’이 있는 지부터 확인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신규가입 및 첫구매 할인은 배달앱별로 이미 모두 받았고 온라인쇼핑몰이나 중고거래 포털 사이트에서 할인쿠폰을 구하기도 한다.

송 씨는 “e쿠폰을 적용하면 대부분의 식음료를 정상가에서 20~30% 할인된 가격에 주문해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 물가 ‘도미노 인상’과 함께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할인쿠폰을 활용, 저렴하게 식음료를 즐기는 일명 ‘간장족(짠 소비족)’이 뜨고 있다. 이들은 치킨부터 피자, 커피, 프랜차이즈 외식 등 할인쿠폰을 미리 구매해 온라인이나 현장결제 때 할인을 적용받는다.

9일 온라인쇼핑 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2018년 10월~12월)간 e쿠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1번가에서는 피자·치킨이 55%, 카페·음료 75%, 뷔페는 57% 판매 신장률이 뛰었다. 같은 기간 G마켓에서는 각각 13%, 10%, 10%씩 신장했고 옥션에서도 17%, 53%, 50%씩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e쿠폰은 클릭 한 번으로 식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어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외식 물가 인상의 영향으로 판매율이 작년 대비 더 높게 나온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쿠폰은 구매한 쿠폰을 온라인이나 전화로 결제하는 방식과 온라인 결제 후 현장 결제하는 방식 두 가지고 나뉜다.

먼저 온라인쇼핑몰에서 구매한 e쿠폰을 해당 업체 대표주문 전화나 홈페이지에서 쿠폰번호를 입력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프라이드치킨과 콜라 쿠폰을 1만8000원에 구매했다면 대표전화로 전화 연결해 모바일 쿠폰 번호를 불러주거나 치킨 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해 e쿠폰 번호를 입력하면 결제된다. 정상가 2만1000원에서 할인쿠폰을 쓰면 3000원 정도 할인받을 수 있다.

커피나 음료, 외식상품권은 온라인 구매 후 현장 결제하는 방식이다. e쿠폰을 구매하면 기프티콘 형태로 메시지가 오고 이를 갖고 교환처에 방문해 해당 상품과 교환하면 된다. 기프티콘은 발행일로부터 90일의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에 기한 내 사용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지났으나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주문 취소가 가능하지만 실 결제금액의 90%만 환불받을 수 있다.

(사진=제너시스bbq)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앱을 통한 할인 혜택도 쏠쏠하다. 대부분의 배달앱이 신규가입시 3000~4000원의 할인 혜택을 준다. 여기에 외식업체와 연계한 첫 구매 감사 혜택까지 받게 되면 배달앱 한개당 두 번 정도 할인된 가격에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제네시스bbq는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bbq 첫 주문시 5000원 즉시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 첫 주문시 쿠폰란에 ‘bbq첫주문’을 입력하면 할인 받을 수 있다. 외식업체별로 배달앱과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간장족들에게 배달앱은 ‘필수앱’인 셈이다. 배달앱 신규가입시 휴대폰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배달앱에 신규 가입해 주요 혜택만 누리는 식이다.

중고거래 포털사이트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e쿠폰 거래글.(사진=중고나라 카페 캡처)

e쿠폰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 한 중고거래 포털사이트에는 최근 한 달간 각종 식음료 할인쿠폰 거래 글만 100여 건이 올라와 있다. 피자, 햄버거, 제과제빵, 커피 등 할인쿠폰과 기프트카드를 정상가 기준 10~20%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개인 간 거래방식이기 때문에 안전거래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