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만 2조 달러(약 2850조원)로, ‘모든 게 가능한 사나이’(Mr. Everything)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우리 재계가 약 300억 달러(40조1850억원)의 투자 잭팟을 터뜨렸다.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은 17일 사우디 현지매체 아샤르크와 인터뷰에서 이 같은 규모의 양국 기업 및 정부 간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공개했다. ‘포스트 오일시대’를 준비 중인 빈 살만 왕세자의 최대 숙원사업인 5000억 달러(약 662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발(發) 제2의 중동붐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86세 고령인 살만 국왕을 대신해 사실상 국정을 총괄하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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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체결된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에는 스마트시티, 고속철도, 에너지, 제조 등 전 산업분야가 망라됐다. 이 중 6건은 우리 기업과 투자부 간, 17건은 공기업을 포함한 우리 기업과 사우디 기관·기업 간, 나머지 3건은 사우디가 실질적 대주주인 에쓰오일(S-Oil)과 국내 건설사 간에 이뤄졌다. 사업비만 조(兆) 단위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만 40조원을 넘어선다.
일례로 울산 2단계 석유화학 사업(샤힌 프로젝트)을 추진하는 에쓰오일이 국내 건설사 3곳(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롯데건설)과 체결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은 70억 달러(약 9조2580억원)로,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빈 살만 왕세자가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도 우리 기업들이 뛰어든다. 삼성물산 등은 65억 달러(약 8조5000억원)에 달하는 그린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회담에서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 양국 지도자 차원에서 다양한 실질협력을 총괄, 조정키로 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의 3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양국은 강점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보완적 관계”라며 “미래를 내다보고 우주·관광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협력이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