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인구는 매년 감소하는 반면, 사춘기가 빨라지는 아이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2년 사이 성조숙증 치료를 받는 아이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2016년에 8만6,352명에서 2020년에 13만6,334명으로 58%나 급증했다. 이에 따른 건강보험 용양급여비용도 435억원에서 650억원으로 50%가 증가했다.
성조숙증을 치료받는 소아청소년은 2019년까지만 해도 월 평균 3만5천명 정도 였었는데, 2020년에 월평균 4만4천명, 2021년 상반기에는 월평균 5만6천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4월 이후 성조숙증 치료를 받는 아동이 증가 추세가 뚜렷해 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2020년 1~3월에는 월평균 3만5천명에서, 2020년 4월에 4만명이 넘었고,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21년 3월에는 5만8천명이 넘었다.
행정안전부 연령별 인구 현황에 따르면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의 인구는 2016년 1월 기준 960만3,713명에서 2020년 1월 기준 817만8,422명으로 대략 15% 줄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성조숙증으로 치료를 받은 소아청소년은 5만명 정도가 증가했다.
이처럼 성조숙증이 증가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이키한의원 박승찬 한의학박사는 “성조숙증은 유전적 원인, 환경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성조숙증 아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은 소아비만과 관련이 깊다고 보여진다”면서, 최근 성조숙증의 폭발적 증가는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준 영향과 관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온라인 수업이 많아졌고, 이 때문에 운동 및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최근 2년 사이에 소아비만 아동이 증가했다. 소아비만은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원인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피해는 소아비만에 그치지 않는다. 온라인 수업을 받다보면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이때 블루 라이트에 장시간 노출이 되게된다. 블루라이트가 성호르몬의 분비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많이 있다.
그리고 많은 부모님들이 코로나19를 피하기 위해 면역 및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음식과 건강보조식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 했다. 그런데 이러한 식재료나 건강보조식품 중에 성호르몬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면역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홍삼, 아연 등은 성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음식의 증가로 플라스틱 포장재의 사용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를 통해 환경호르몬이 아이들 몸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코로나19 이후 성조숙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에는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했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조숙증의 문제는 키가 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최종 성인키가 작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성조숙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성인키는 남자 160~165cm, 여자 150~155cm 정도가 된다. 2년 이상 빨라진 사춘기로 인해 성장판도 2년 이상 빨리 닫히게 되면서 클 수 있던 키보다 10cm 이상 작아지게 된다. 또한 성조숙증 진단과 치료도 중요하지만, 일단 성조숙증으로 진단을 받은 아이들은 치료를 잘 받더라도 키가 작아질 가능성을 계속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키 성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박승찬 원장은 “성조숙증 치료는 사춘기 발달을 늦추는 치료일 뿐이기 때문에 별도로 키 성장에 대한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성조숙증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가 키 성장 및 사춘기 지연에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미리미리 전문 의료기관에서 검사 및 상담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일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성장과 사춘기 발달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소아청소년이 곧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