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구형한 檢, '전 직장 동료 살해' 40대 징역 40년에 항소

이용성 기자I 2021.12.23 15:23:35

강도살인 등 혐의 40대 서씨 1심서 징역 40년
사형 구형한 검찰, 전날 항소장 제출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전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서 징역 40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이에 불복, 항소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지인을 살해한 피의자 A씨가 7월 23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와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서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인 측은 항소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이 항소함에 따라 서씨의 재판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입사 동기로 재직 시절 가장 친한 동료 사이였지만, 피해자가 주식으로 많은 이득을 보았다는 이유로 살해했다”며 “피해자가 죽음의 순간 느꼈을 배신감과 고통은 상상할 수 없다”고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서부지법은 지난 15일 강도살인, 방실침입, 재물은닉, 사체유기 등 혐의를 받는 서모(41)씨에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엄중한 형사 처벌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 사무실에서 30분간 머물다 살해한 것을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면 살해하지 않을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객관적 사정이 존재하거나 피고인을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앞서 증권회사에서 나와 인형 판매 사업을 하던 서씨는 약 수억 원대 대출을 받고, 빚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과거 증권회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가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실을 알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하고 해외로 도주하기로 계획해 범행 두 달 전부터 인터넷에서 전기충격기를 구매하고 ‘실종 신고 이후 계좌 사용’, ‘증권계좌 비밀번호 초기화 방법’ 등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그는 지난 7월 12일 식칼과 망치, 전기충격기, 케이블 타이와 피해자의 시신을 실을 화물차를 준비한 뒤 USB를 두고 왔다며 피해자의 사무실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가 저항하자 서씨는 망치로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려치고, 식칼로 얼굴과 목을 수십 회 찌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범행 직후 서씨는 피해자 주식 계좌에 접속해 피해자의 주식 약 9억 원을 매도하고 현금을 훔치는 등 피해자의 금품을 빼돌렸다. 이후 피해자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경북 경산시의 한 창고 정화조에 유기했다. 이 과정에서 서씨는 피해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대리기사를 불러 피해자의 차량을 대구로 이동시키고,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에게 마치 피해자인 척 행세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7월 14일 피해자가 실종됐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색하던 중 해당 오피스텔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해 경산에서 서씨를 검거했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서씨는 지난 1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어리석은 저의 행동으로 한 가정의 행복을 깨뜨려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고 피해자 가족에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엄벌에 처해달라”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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