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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와 SK E&S 등에 따르면 SK그룹의 수소사업 추진회사인 SK E&S는 2023년 하반기 액화수소 생산을 목표로 인천 서구에서 액화설비 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설은 수소가스를 액화수소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수소 부피를 800분의 1로 줄여 운송에 유리하다.
SK E&S는 최근 서구 원창동 SK인천석유화학 단지 내 부지 4만여㎡를 매입했고 이곳에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2023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구권의 기업 수요 증가로 전력공급이 부족해져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SK E&S는 지난 5월 액화수소 생산을 위해 한전 인천본부에 2023년 95㎿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고 신청했지만 절반 가량이 거부됐다. 한전측은 원창변전소의 전력 상황을 고려해 55㎿만 공급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SK의 요구를 100% 수용하지 못한 것은 전기시설 부족 때문이다. 서구권에서는 현재 청라변전소, 북인천변전소가 함께 운영되고 있지만 차단기 등의 설비 보강 없이는 50㎿ 이상의 대규모 전력 추가 공급이 불가능하다. 그나마 원창변전소에 전력 여분이 있지만 수요 급증으로 2023년 한계를 맞게 된다.
SK E&S의 전력 신청에 앞서 최근 현대모비스가 서구 청라동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연구생산시설 사업으로 70㎿를 신청했다. 또 데이터센터 2곳이 각각 80㎿, 50㎿ 공급을 요구해 원창변전소의 전력 가용 범위가 줄었다.
한전 인천본부 관계자는 “먼저 신청한 현대모비스와 데이터센터 2곳에 2023년 전력을 공급하면 SK E&S는 55㎿만 가능하다”며 “SK E&S의 전력공급 규모를 높이려면 차단기, 송전선 등의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 4년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줄어들면 그만큼 SK E&S의 전력을 높일 수 있다”며 “향후 상황을 보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SK E&S가 요구한 95㎿는 집의 경우 3만16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전력이다.
SK E&S는 55㎿로는 액화수소 생산시설의 정상 가동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전력이 부족하면 연간 3만t 규모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없다”며 “한전과 협의해 2023년까지 95㎿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책 요구가 커지고 있다. 강원모 인천시의회 부의장은 “서구지역 전력공급 부족으로 대형 사업이 좌초될 우려가 있다”며 “인천시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는 “한전과 협의해 SK E&S의 전력공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고 서구는 “올해 말까지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해 기업 전력 수급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