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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민주 女의원들에 “美말고 최악의 나라로 돌아가 부패 청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소위) ‘진보적’이라는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이들은 원래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망가지고 최악인데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 국가 출신들”이라며 “정부가 있더라도 아예 작동하지 않는 (국가들)”이라고 비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런 그들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미국이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이며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면서 “차라리 원래 그들이 온 곳으로 돌아가 완전히 망가지고 범죄로 물든 것을 바로잡는 게 어떨까. 그리고 나서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달라”고 비꼬았다. 또 “그런 곳들이야말로 당신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지금 당장 떠나면 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기꺼이 공짜 여행 일정을 짜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의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뉴욕),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아야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등 초선 여성의원 4명을 겨냥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두 유색인종이면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노골적인 반감을 표해온 인사들이다.
유색인종이긴 하지만 코르테스, 틀라입, 프레슬리 의원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다. 코르테스 의원은 푸에르토리코계, 프레슬리 의원은 흑인이며, 틀라입 의원은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 부모를 두고 있다.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무슬림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와 17세가 되는 2000년에 시민권을 획득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불법이민자 수용시설의 열악한 환경,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 이민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며 “사실상 이들 4명 여성·유색인종 의원들에게 ‘너희는 미국인이 아니니 고국으로 돌아가라’라고 인종차별 공격을 퍼부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색 女의원 4인방…“우리는 미국인이라 트럼프와 싸운다”
4명의 여성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코르테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내가 온 나라, 우리 모두가 (충성을) 맹세한 나라는 미국이다. 하지만 당신은 당신에게만 이득이 되는 비인도주의적 수용소를 지어 우리 국경을 파괴했다. 당신 발 아래 놓인 부패와 관련해서는 당신 말이 전적으로 맞다”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악이면서 부패한 나라가 그의 통치 하에 있는 미국이라는 얘기다.
프레슬리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인용하며 “이것이야말로 인종차별주의의 단면이다. 우리야말로 민주주의의 표상”이라며 “우리는 당신이 하찮게 여기고 매일같이 비난하는 가족들을 위해 싸우려고 (워싱턴)DC 외에는 어느 곳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오마르 의원도 “의원으로서 우리가 맹세한 유일한 국가는 미국”이라며 “우리가 최악에 맞서 싸우려는 이유이며, 역대 가장 부패하고 부당한 대통령과 싸우려는 이유”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난 이유가 백인 우월주의자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미국) 의회를 위해 일하면서 증오로 가득찬 아젠다에 맞서 싸우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4인방과 불편한 관계를 보였던 펠로시 하원의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외국인 혐오 발언”이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언제나 ‘미국을 다시 하얗게’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족 분리” 불법이민 단속…트럼프發 인종차별 파문 ‘일파만파’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부터 대대적인 불법이민자 단속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논란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일요일부터 전국 10개 도시에서 불법이민자를 찾아내 그들의 나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애틀랜타, 볼티모어, 시카고, 덴버,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지서 불법이민자 검거가 시작됐다. 당초 뉴올리언스도 단속 대상 지역이었으나 폭풍 ‘베리’ 영향으로 제외됐다.
매튜 앨빈스 ICE 국장대행은 “이번 단속의 주요 대상은 중미 국가 출신 불법이민자들로, 법원으로부터 강제 추방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법한 서류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 가족들과 분리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NN 등에 따르면 강제 추방 명령을 받은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추산된다.
휴일인 일요일 날벼락을 맞은 불법이민자와 그 가족들은 불안에 떨며 단속을 피해 몸을 숨겼다. 일부 불법이민자들은 잡혀가지 않으려고 은신처 앞에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민주당 소속 일부 도시 지방자치단체장들은 ICE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전날 트위터에 “ICE가 뉴욕 브룩클린, 맨해튼 일부 지역에서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적었다. 사실상 불법이민자들에게 “피하라”는 메세지를 던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발언에 반발한 시민단체들도 불법이민자들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민자 권리 옹호 단체들은 소셜미디어와 오프라인 방문 등을 통해 “영장이 없으면 문을 열어주지 말라”며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한 4명의 민주당 소속 여성의원들도 적극 동참하며 협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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