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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회시민연대·노년유니온·신시민운동연합 등 10개 단체는 10일 오전 잠원동 붕괴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는 2017년 1월 낙원동 건물 붕괴 때 건물 붕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으나 또 참혹한 참사가 발생했다”며 “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철거 건물을 비롯해 모든 안전 문제에 대한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2시 23분쯤 잠원동의 지상 5층·지하 1층 건물 외벽이 철거 작업 도중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잔해가 인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 세 대를 덮쳐 60대 여성 2명이 경상을 당했고 황모(32)씨가 중상을 입었다. 황씨와 같은 차량에 타고 있던 이모(29)씨는 숨졌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등은 이날 잇따른 붕괴 사고 등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정부와 국회의 임무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경찰은 현재 주로 철거 업체, 하청 업체 직원들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역시 필요한 일이지만 근본 원인은 살피지 않고 말단 직원의 책임만 묻는다면 면피용·땜질식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감리자나 안전 관리자가 현장에 나가지 않으면서 자격증만 대여하는 관행이 만연하다”며 “철거 현장에 대한 안전 관리는 민간이 아닌 정부나 지자체에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안전 국가책임제 도입 △국민안전부 신설 △국민안전 종합 대책위 구성 △안전 대책 법률 제·개정 △건축·철거 시 안전책임자 현장 배치 등 대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또 수사기관에 사고와 관련된 공무원 등 관계자·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도 촉구했다. 이들은 “낙원동 붕괴 사고 당시 재발 방지를 하겠다고 했던 서울시장과 담당 과장, 서울시의원, 서초구청 등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수많은 시민이 사고로 죽어가도 땜질식으로, 나 몰라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공무원이 무척이나 많다”며 “이런 공무원들이 자기 역할을 하도록 국회가 법률을 제정하고 정부가 그 법률에 따라 공무원들을 관리했다면 이런 참사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이런 사고가 발생하게 된 데는 결국 서초구청의 관리 소홀 탓이 크다”며 “서초구청장을 비롯해 건축 관련 부서 책임자를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성노 전국세입자협회 주거생태계조성국장은 “이제는 참사라는 불행의 고리를 끊고 후진국형 문제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관련 공무원을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빨간 종이를 사고 현장 주변에 붙이는 ‘레드카드 퍼포먼스’도 펼쳤다. 시민단체 측은 레드카드에 대해 “계속 잘못을 반복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경고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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