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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캠퍼스 내 김활란 동상 앞에서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라고 적힌 알림 팻말을 세우는 행사를 열었다.
앞서 기획단은 지난 3월부터 김활란 친일행적을 알리고 이대 학생 1022명으로부터 서명·모금을 받아 팻말 제작에 나섰다. 팻말에는 일본 강점기 때 김 총장이 저지른 친일 행적에 대해 적혀 있다.
기획단은 “김활란 초대총장은 일제 찬양 활동을 펼쳐왔으며 공식적으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친일파들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역사적 죄”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자로 나선 정어진 기획단장은 “이화여대에 김활란 동상과 고려대 김성수 동상 등 각 대학가에 친일파 동상이 침묵 하에 존재하고 있다”며 “이는 친일을 청산하지 않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우리의 활동이 각 대학가에 퍼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완 이화여대 부총학생회장은 “제막식에 앞서 총장을 비롯해 기획처장·총무처장·학생처장 등과 면담을 했는데 모두 팻말 설치가 어렵다는 말만 했다”며 “학교는 규정상의 이유를 들어 철거하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학교 측은 이에 대해 “팻말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초대 총장은 이화여대 출신의 한국 최초 여성박사로 YWCA를 창설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임전보국단 부인대’ 간부직을 맡으며 일본군 강제 위안부와 학도병 지원 선전 등의 친일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초대 총장은 지난 2004년 제정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