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숙 전 학장은 12일 오전 9시50분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업무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학장은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특혜와 관련된 질문에 “검찰에 가서 이야기하겠다”며 특검팀 사무실로 향했다.
이날 김 전 학장의 외모는 지난달 15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털모자를 써 머리카락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청문회 때 있었던 눈썹과 안경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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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정유라 씨의 학사비리 연루 혐의로 구속된 류 교수는 “당시 암투병 중이던 김 전 학장이 ‘머리카락이 빠져 가발을 써야하는 상황이고, 얼굴이 붓는다. 정유라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학장은 지난 9일 국회 국조특위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본인은 2016년 6월 20일에 유방암 2기를 진단받아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항암치료 중 극심한 고통과 통증을 수반하는 항암 화학요법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통원 치료가 불가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1월 4일 오후에 응급실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 전 학장의 특검 소환 모습에 일각에선 자신이 중환자임을 보여주면서 불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내세우고, 구속되더라도 구속 적부심 등을 통해 조기 석방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김 전 학장은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 씨의 학점 부여와 결석 처리 등 학사관리 전반에 대한 물음에 “모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씨의 학점관리를 위해 시간 강사들에게 연락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된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과 류 교수 등은 조사 과정에서 김 전 학장 지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학장은 현재 정 씨가 이화여대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를 제공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정 씨의 성적과 출결 등 학사 관리 과정에서도 여러 특혜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