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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방문설 부인에도, 하반기에 미국 중국 갈 듯

선상원 기자I 2016.06.02 16:29:01

주변 4강 외교 위한 방문 준비중, 하반기 밖에 없어
국내 일정도 예정… 문 전 대표측, 대선행보에 선 그어
내년 5월 대선후보 선출 때문에 대선행보 이미 시작돼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 시사 발언으로 한층 행보가 빨라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계획이 없다고 한 미국과 중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2일 인천 답동성당에서 열린 최기산 천주교 인천교구장의 장례미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을 가신다고 하던데 어떤 목적이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미국 방문설을 부인했다. 문 전 대표의 미국 방문설은 지난달에도 흘러나왔다. 문 전 대표 측에서는 연말쯤 본격화될 대선후보 경선에 앞서 외교적 역량을 키우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문제에 대한 비전을 가다듬기 위해 미국과 중국 등 주변 4강 방문을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문 전 대표는 여전히 부인하고 있지만, 더민주의 전당대회 일정이 8월 27일로 확정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대 경선에서 일수 있는 불필요한 ‘문심 논란’을 차단하고 올 12월 정기국회 폐회와 함께 돌입하는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감안하면, 주변 4강을 방문할 수 있는 시기가 올 하반기 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문 전 대표는 미국과 중국 등을 방문한 적이 없다. 당대표 시절 중국 방문을 추진했으나 당내 문제로 인해 가지 못했다. 문 전 대표 한 측근은 “외국 나가는 일정 준비중이다. 미국을 포함해 중국도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변 4강 방문 일정과 별도로 문 전 대표는 국내 일정도 꾸준히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23일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했다. 27일에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을 찾아 퇴계 이황 선생 위패에 참묘하고 퇴계 선생을 추모했다. 반 총장의 안동 방문에 앞서 이뤄진 행보여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28일에는 당원, 지지자들과 함께 부산 금정산을 등반했다. 문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전당대회까지는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지금처럼 조용하게 시민들을 만날 생각”이라며 “그 시기가 지나면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기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1일엔 충북 청주를 찾아 천주교 청주 교구 장봉훈 주교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한 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광주·전남, 경남·북, 부산, 인천 등지를 잇따라 방문하자 정치권에서는 대선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왔다. 물론 지금도 문 전 대표 측은 자유로운 시민의 신분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경청하는 행보라는 입장이다. 다른 측근은 “대선이 1년 반이나 남았는데, 대선행보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다. 국민 목소리를 들으려고 다니는 걸 선거랑 연결시키는 것은 오버다. 문 전 대표의 비공개 일정은 앞으로도 계속 예정돼 있다”며 대선 행보 시각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내년 5월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하게 되어 있는 더민주의 당헌·당규를 감안하면 대선행보는 이미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이 있다. 역산을 해보면,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일정이 끝나면 대선행보가 본격화될 수 밖에 없고, 늦으면 내년 1월에, 빠르면 올 정기국회가 끝나면 각 후보들이 대선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지도체제 개편과 달리 5월 대선후보 선출은 늦출 만큼 사정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 전 대표나 다른 후보들이나 모두 대선행보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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