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에서 뒤쳐지며 실적 악화와 주가 급락을 경험하고 있는 캐나다 대표 기업인 블랙베리가 결국 회사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생존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블랙베리는 12일(현지시간) 회사 이사회 내에 특별위원회에 구성해 이같은 다양한 전략적 방안들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JP모건체이스가 재정 자문을, 스케이든과 아프스, 슬레이트, 미거앤플롬, 로리스 등이 법률 자문을 제공하기로 했다.
토스텐 하인즈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바바라 스타이미스트, 리처드 린치, 버트 노드버그, 티모시 데이텔스 등이 이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현재 블랙베리의 최대주주인 페어팩스파이낸셜 CEO인 프렘 왓사 이사는 이해 상충을 우려해 위원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될 데이텔스 이사는 “우리 기술의 중요성과 강점은 물론 진화하는 산업과 경쟁적인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지금이야말로 전략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블랙베리는 전략적 대안들을 모색하기 위해 JP모건체이스와 RBC캐피탈마켓을 자문기관으로 선정한 바 있다. 당시 하인즈 CEO는 “회사 매각은 우리가 검토하고 있는 주된 방향이 아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블랙베리측은 “이 특별위원회는 조인트 벤처 설립과 파트너십 구축은 물론 회사 자체 매각까지 포함한 방안들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만큼 회사 상황이 1년새 더 어려워졌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블랙베리는 지난해 새로운 운영체제(OS)인 ‘블랙베리10’을 선보인데 이어 올 1월에는 이를 탑재한 전략폰인 ‘Z10’를 출시하며 턴어라운드를 노렸지만, 지난 2분기 판매량은 시장 전망치에 100만대 가까이 못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블랙베리 주가는 올들어 지금까지 20% 가까이 급락하고 있고 이로 인해 증시에서의 시가총액도 48억달러 수준으로 역대 최고였던 지난 2008년 840억달러의 20분의 1에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이같은 발표 이후 블랙베리 주식은 뉴욕증시에서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됐으며, 거래가 재개된 이후 개장전 거래에서 7%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일부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 블랙베리가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증시 상장을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회사측은 이를 부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