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최현석기자] 환율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보다 상승폭은 약간 확대됐으나, 장마감전 포지션 정리로 상승폭을 축소하는 모습은 되풀이 됐다.
30일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50원 높은 1173.70원으로 한달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43억달러를 넘어서며 시장이 활기를 찾은 모습을 반영했다.
◇30일 시황
이날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보다 20전 낮은 1172원으로 거래를 시작, 역외매수에 기댄 은행권 달러 매수로 꾸준히 상승하며 1175.70원으로 올랐다.
이후 기업네고로 1174원선으로 조정받은 채 등락하던 환율은 역외 숏 커버 재개와 은행권 매수로 1177.8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오후들어 환율은 1176원대에서 움직인 뒤 김 부총리 발언 이후 달러매수세가 약해지자 1174원선으로 밀렸다.
한동안 수급에 따라 1174~1175원을 오가던 환율은 매물 증가로 1173원선으로 밀렸고 1173.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자율적 매수세..월말요인으로 상승 제한
당국 개입 없이 자율적인 상승이 이뤄졌다.
전날 표명된 당국의 강한 의지를 감안해 역외세력이 달러 매수에 나서며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은행들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매도한 뒤 역내시장에서 헤지 매수하며 환율 상승에 일조 했다. NDF 매도포지션을 90% 이상 유지토록 한 규제의 효력이 일부 나타난 것.
그러나 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환율 방어를 위해 한국은행 발권력 동원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정부의지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며 완화된 입장을 내놓자 매수세도 약해졌다. 월말 기업네고가 많았던 데다 당국이 행동에 나서지 않은 점도 환율 상승폭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스탠더드채터드은행 안희준 부장은 "부총리가 스무딩 오퍼레이션만 하기로 한 만큼 당국이 개입에 나서지 않아 자율적인 움직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바닥 찍었나"..역외 패턴이 관건
환율이 이틀째 상승했으나, 바닥에 대한 확신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이틀 상승은 사흘간 급락에 따른 자율적 조정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한 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월말 매물 처리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당국이 적극적인 매수개입에 나서지 않고 있으나, 1170원대 유지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만큼 위쪽에 대한 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가자들은 역외 매수가 본격적인 숏 커버링일지, 일부 기관의 포지션 정리에 그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FRB 태도변화에 따른 글로벌 달러약세 조정 여부 및 G7 회담을 앞두고 아시아 통화 절상압력 강화 가능성 등도 초미의 관심사다.
안 부장은 "이달 중순 두번정도 바닥이 됐던 1176원을 뚫고 올라가 1180원까지 깨뜨릴 경우 상승세로 바뀔 것"이라며 "역외세력이 밤사이 얼마나 추가 매수에 나설 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이정욱 차장은 “역외세력이 대거 매수에 나서며 분위기를 띠웠으나, 1177원선에서 대량 매도로 돌아서며 역내만 손해본 장이었다"며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가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여전히 달러/엔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며 "사흘간 급락에 따른 되될림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여 1170원 하회를 시도하거나, 그 부근에서 기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지표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05.80~106.10엔 범위에서 횡보했고 5시11분 현재 105.84엔을 기록하고 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109원 수준을 기록중이다.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212억원 주식순매도를, 코스닥시장에서 4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80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6억3000만달러가 거래됐다. 31일과 2일 기준환율은 1174.90원으로 고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