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업계가 새로운 투자 모델과 운영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투자사 간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까닭이다. 벤처캐피털(VC)이 초기 단계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AC가 VC 라이선스를 획득해 후속투자까지 범위를 넓히는 식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AC들이 당국이나 시장으로부터 요구받는 본래의 역할이 VC들과 다른 만큼, 앞으로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이날 김진영 더인벤션랩 대표는 AC 업계가 기존 VC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하지 못하는 영역인 ‘서치펀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치펀드는 미국에서 출발한 투자 개념으로 역량 있는 초기 창업가가 직접 펀드를 만들고, 투자자에 자금을 모집해 중소기업을 인수하게 하는 투자 모델이다. 일본에서는 창업가와 지역사회 인구소멸로 후계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형태로 발전했다.
김진영 대표에 따르면 국내 AC들은 지역 쏠림 현상의 해소 방안으로 서치펀드를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AC의 80%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고, 충청과 경남이 그 뒤를 잇는다. 이에 정부는 지역 AC 활성화를 중요 아젠다로 삼고 지역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도) 서치펀드를 통해 지역인재를 발굴하거나 육성해서 지역거점 기업을 인수하게끔 한 뒤 지자체의 참여를 유도해 지역 내 고용창출과 인구 증가에 기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벤처 스튜디오’ 모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1년에 1개에서 2개팀을 선발해 창업 아이디어, 창업자 선발, 팀 구성, 투자, 후속투자까지 책임지는 밀도 있는 투자 전략을 펼치자는 의견이다.
이어서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는 AC 업계가 ‘데이터 드리븐(데이터 주도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용관 대표는 “투자 프로세스에 대한 부분도 혁신이 요구된다”며 “지금은 매뉴얼과 주관적 판단에 의지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어떤 트렌드가 부상했을 때 이에 부응하는 스타트업이나 밸류 체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잠재력 있는 회사와 창업가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AC들이 특성상 무작정 운용자산(AUM)을 늘릴 수 없다는 점을 예로 들며 숫자로 증명되는 성장만을 보고 달리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화성 대표는 “키스톤(중재자)으로 스타트업이 대기업, VC들과 교류하는데 돕고 중재도 하는 사회적 기능을 하면서 동반성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