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통기업들의 초과 이윤에 주목하고 있다. 식료품 도매가격은 내려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이윤을 늘리기 위해 소매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먹을거리 물가 상승의 원인을 두고 전문가들은 기업을 지목하고 있다. 사실 식량 가격은 떨어졌는데 기업들이 이윤을 늘리기 위해 판매가를 올린 것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처음엔 원가상승에 따른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을 올렸지만, 그 이상으로 가격을 설정하면서 이윤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스의 클라우스 비스테센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 가격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업들의 이윤 확대”라고 분석했다.
실제 ING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직전인 2019년 말부터 2022년 말까지 3년간 독일 농업 부문(포장식품 및 소매업체 제외)의 이윤은 63% 증가했다. ING은행은 “농업, 건설, 무역, 운송부문에 가격 상승은 주로 기업의 이익 증가로 설명될 수 있다”면서 “에너지 및 상품가격이 상승한 탓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식료품 가격이 다시 치솟으면서 중앙은행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자칫 식료품 가격인상→근로자 임금인상 요구→기업 부담 확대→제품 가격 인상 등 악순환이 이어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에 경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파비오 파네타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이사는 “이윤-물가의 연쇄상승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기회주의적 행동이 인플레이션 하락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란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료품 물가가 기후, 전쟁이나 기업 이윤 중 어느 이유로 상승했든 중앙은행이 더 높은 금리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