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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전국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4곳에서도 최근 5년간 1006명의 중도 탈락 학생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재수·반수를 통해 의과대학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종로학원은 8일 이러한 내용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4곳의 중도 탈락생 현황을 공개했다. 중도 탈락생은 재학 중 자퇴·미등록·미복학 등으로 학교를 그만 둔 학생을 말한다.
조사 대상은 KAIST를 비롯해 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곳이다. 이들 학교의 중도탈락생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1006명이나 됐다.
대학별로는 KAIST가 49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울산과학기술원 263명, 광주과학기술원 150명, 대구경복과학기술원 94명 순이다. 작년에는 KAIST에서 100명이, 광주과기원에서 59명이 중도 탈락했다.
종로학원은 이들 중 80% 이상이 의대 등 의학계열로 이탈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과학고·영재학교를 졸업한 뒤 과학기술원에 입학 후 의학계열로 갈아타는 학생이 대다수란 의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중도탈락생 80~90%가 의학계열로 이동했을 것”이라며 “수학·과학 성적이 워낙 우수한 이들은 수능에서 국어·영어만 준비하면 반수·재수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AIST의 경우 신입생 중 69.8%가 과학고·영재학교 출신이다. 광주과기원은 48.2%, 대구경북과기원은 22.1%가 과학고·영재학교 졸업생으로 파악됐다.
임 대표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학생들이 중도 이탈 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공계열로 이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학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과학고·영재학교 출신들이 대학 진학 후 의약학계열로 이동하는 현상은 국가 과학인재 육성정책 차원에서 재고해야 할 부분”이라며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출신의 의학계열 이동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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