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윤석열 정부가 최근 노란색(라임색)이던 민방위복을 청록색(그린색)으로 바꿨습니다. 17년간 유지하던 민방위복 색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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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이번 민방위 제도개선에서 가장 눈길을 끌고 있는 부분은 민방위복 색이 노란색에서 청록색으로 바뀐 부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8월 9일 집중호우 상황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과 15일 ‘집중호우 대비 및 복구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할 때까지는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었습니다. 이후 ‘2022 을지연습’ 첫날인 같은달 22일, 을지 국무회의에서 처음으로 윤 대통령은 청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참석했습니다.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노란색이 아닌 새로운 색상의 민방위복이 등장한 것은 2005년 이후 17년 만입니다.
기존 노란색 민방위복은 노무현 정부 시기였던 2005년 8월 1일, 민방위대 창설 30주년(1975년 창설)을 맞아 기존 국방색(카키색)을 대체해 처음 등장했습니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안부)는 근무복과 겨울 점퍼, 모자, 신발, 단추 등 총 5종으로 구성된 새 민방위복을 선보였습니다.
행자부는 노란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칙칙한 느낌의 카키색을 밝은 느낌의 라임색으로 변경해, 보다 역동적이고 활기찬 이미지를 부여했다”며 “디자인이 한결 세련됐고, 기능성과 실용성도 보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선택한 이 노란색 민방위복의 색상을 변경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말기였던 2017년 2월, 기존 노란색을 이전의 카키색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등을 겪으며 대통령과 각 부처 장관 등이 노란색 민방위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국민들이 자주 보게 되면서,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린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국민안전처(현 행안부) 관계자도 “한국 재난영화에서 사태에 책임을 지지 않는 공무원들이 모두 라임색 민방위복을 입고 등장해 인식이 매우 좋지 않다”며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민방위복이 노란색 계통인 사례가 없고, 대부분 군복과 같은 얼룩무늬나 카키색을 착용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노란색 민방위복의 색상을 바꾸는 논의는 없었던 일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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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행안부는 민방위복을 기능 개선과 함께 기존 노란색을 버리고 청록색 등 짙은 색상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행안부는 기존 민방위복이 방수 및 난연(難燃) 기능이 떨어지고, 노란색 근무복을 획일적으로 착용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 요구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민방위복 색상을 △다크 그린 △네이비 △그린 △베이지 △그레이 등 5종으로 제시했습니다.
행안부는 민방위복이 전 세계적으로 청색 계열이 가장 많고 현장 활동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야외에서 눈에 띄는 색상 및 반사소재를 사용하는 등 시인성 강화를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장은 점퍼형에서 사파리형으로 바꾸고, 소매 여밈은 단추형에서 스냅(똑딱이)으로 바꿔 활동성을 높였습니다.
행안부는 시범적용 후 현장활동복에 대한 기능성 개선 연구, 계절별 차별화된 복제 추가 도입 여부 등 검토, 민방위기본법 시행령 등 관련 법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까지 복제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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