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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은 14번의 실험…인공강우 성공률 높인다

박일경 기자I 2019.02.27 12:27:45

[환경부·기상청, 올들어 첫 인공강우 분석결과 발표]
지난달 서해상 실험 최종 실패…R&D 투자 늘리기로
6번 이상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 안게 돼…‘40→43%’
‘구름물리실험챔버’ 구축…국제 기술교류·전문가 양성

지난달 25일 올 들어 처음 실시된 인공강우 실험을 위해 기상항공기 1호인 ‘킹에어 350’이 요오드화은 살포 지점인 전남 영광 북서쪽 110㎞ 해상으로 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아래로 기상선박이 합동관측을 위해 항해 중이다. (사진=기상청)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정부가 올해 예정된 총 15차례 인공강우 실험 가운데 남은 14번에서 증우량 증가 등 인공강우 성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미국·중국·러시아 등과 관련 기술을 교류해 인공강우 기술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실제 환경부는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시 생태환경부 회의실에서 열린 한·중 환경장관 회담을 통해 중국과 인공강우 기술교류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27일 기상청과 환경부는 합동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5일 서해상에서 실시한 인공강우 실험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 들어 첫 번째 시도된 이번 인공강우 실험은 아쉽게도 실패한 것으로 판명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공강우 실험으로 구름씨(0.25~0.4㎛) 살포 이후 대기 중 구름발달이 확인됐고 일부 섬에서 강우가 감지됐으나 지상 부근 대기가 건조해 내륙에서는 강우가 감지되지 않았다. 구름씨 살포로 발달한 하층운에서 약하게 강우가 생성됐지만 내륙은 지상 부근의 대기가 건조해 낙하하는 강우입자가 증발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기술력은 기초연구 단계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과 비교할 때 기술 수준은 73.8%, 기술격차는 6.8년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성공률 역시 약 40% 정도로 5번 시도하면 2번꼴로 비를 내리는 데 성공한다. 이미 한 번 실패했으니 나머지 14차례 인공강우 실험에서 최소 6번(43%)은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인공강우 성공률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이유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이날 “내륙 보다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해상 실험에서 인공강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증우량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이 시급한 만큼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료=기상청)


◇ 큰 입자범위서 유의미한 데이터 축적…일부 성과 내기도

하지만 국립기상과학원과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달 인공강우 실험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일부 성과를 냈다. 강수입자 분석 결과, 큰 입자 관측범위에서 뚜렷한 변화를 확인했다. 작은 구름입자(2.5~50㎛) 총수농도는 1.7배, 큰 구름입자(60~200㎛) 총수농도는 4배, 강수입자(200~6100㎛) 총수농도가 3.4배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기상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실험을,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인공강우로 인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해왔다.

특히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인공강우 영향예측 지역인 영광·나주 등 내륙지역에서 강우가 관측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정부는 공식 발표했다. 시간당 10㎜ 이상의 세찬 강우가 실현돼야 미세먼지를 씻길 수 있다는 점에서 육안 관측이 가능한 인공강우 자체도 실패했기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까지 논할 수 없게 됐다고 해석된다. 사실상 미세먼지 저감에서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실험 시작 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사이 목표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는 바람으로 인해 풍속이 증가한 이유로 판단된다”며 “외부 공기 유입으로 오후 2시부터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당일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5㎍/㎥(10시)→17㎍/㎥(11시)→11㎍/㎥(12시)→11㎍/㎥(13시)→18㎍/㎥(14시)→19㎍/㎥(15시)’ 추이를 보였다. 순차적으로 충북→전북→전남→제주 등 타 지역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다.

선박관측 지역에선 초미세먼지 외부유입이 사전에 관측됐고 실험 시작 후(10시~15시)에도 해상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계속 증가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실험기간 미세먼지 농도의 감소는 풍속의 증가에 의한 것이고 그 이후 다시 외부공기 유입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자료=기상청)


◇ “강수 관측되지 않아 미세먼지 개선효과 확인할 수 없었다”

기상청은 앞으로 인공강우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실용기술 확보에 나선다. 인공강우 성공률과 증수량 확보를 위한 구름물리실험챔버 구축 및 활용연구 확대를 추진한다. 구름물리실험챔버는 미국·러시아·중국 등 인공강우 선진국에서 지상에 구름내부 조건의 실험실을 만들어 다양한 인공강우실험을 수행하는 장치다.

미세먼지 대응 관련 부처 협업도 늘리고 미세먼지 사례 시 대기 상층 기상조건 분석 및 기상항공기를 활용한 해상의 구름관측·특성분석을 시행한다. 고농도 미세먼지 예측일 대상으로 합동 인공강우 실험도 병행한다. 또 강수량 증가를 위한 인공강우 물질 개발 연구와 함께 전문인력 훈련 및 국제적 기술교류를 통해 인공강우 전문가를 양성한다. 이를 통해 국내 기상환경에 최적화된 인공강우 실험기술 개발로 인공강우 효율성이 향상되고 실용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인공강우 예상 지역인 전남 영광군과 그 주변지역에서의 강수는 관측되지 않았다”며 “강수가 관측되지 않아 미세먼지 오염도 개선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결론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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