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정우현 전 회장, 영장심사 포기…“책임지겠다는 의미”(종합)

조용석 기자I 2017.07.06 13:48:35

6일 오전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 불출석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차분하게 가릴 것”
사실상 방어권 포기…서면으로 구속여부 심사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가맹점에게 부당한 통행료를 강요하는 등 이른바 갑질을 일삼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우현(69) 전 미스터피자(MP)그룹 회장이 영장심사를 포기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 측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원은 검찰과 정 전 회장 측이 제출한 서면으로만 구속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정 전 회장 측은 “제기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실질심사를 포기하게 됐다”며 “개개 행위에 대한 시시비비는 법정에서 차분히 가리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가 구속영장심사를 포기하는 사례는 드물다.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법원을 상대로 구속의 불필요성과 무죄를 소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정 전 회장처럼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정 전 회장이 영장심사를 포기한 주요 이유는 언론노출에 따른 부담으로 풀이된다. 정 전 회장처럼 미체포 상태 피의자는 영장심사를 위해 법원을 오가며 취재진과 만나게 된다. 이번 사건처럼 관심이 높은 경우 영장심사 과정에서 사안이 재조명된다.

또 혐의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법원에 전달, 향후 재판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장심사를 포기하기도 한다.

앞서 법조비리에 연루됐던 홍만표·최유정 변호사와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도 영장심사를 포기한 바 있다.

정 전 회장의 구속여부는 6일 오후 늦게 또는 7일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회장은 자택에서 대기하다 영장이 발부될 경우 바로 구치소로 호송될 전망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치즈를 공급하면서 필요 없는 중간업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50억원 상당의 통행세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친인척을 MP그룹과 계열사에 허위 취직시켜 30억원 이상을 급여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정 전 회장은 가맹점을 탈퇴한 업자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이후 인근에 직영점을 개설해 저가공세를 퍼붓는 보복출점을 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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