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반독점 위반했나…美 조사키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대한 경쟁사들의 접근을 막았는지에 대해 조사를 받는다.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는 미국 법무부와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에 대해 조사키로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방무역위원회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플랫폼를 통해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의 접근을 제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도 마이크로소프트(MS), 익스피디아, 노키아 등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자 조사를 시작했다.

인터내셔널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2분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9%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소프트웨어가 38%로 뒤를 이었고 MS의 윈도우 플랫폼이 2.35%로 3위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는 검색엔진, 맵 등 구글 상품과 함께 묶여 번들로 제공된다. 20년 가까이 PC 운영체제를 독점하다시피 한 MS의 윈도우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8년 미국 정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제조업체들로 하여금 인터넷 익스플로러 외에 다른 웹브라우저를 깔지 못하게 함으로써 윈도우 독점 체제를 불법적으로 유지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 MS도 이에 동의했고 결국 다른 웹브라우저 설치를 허용했다.

해리 퍼스트 뉴욕대 교수는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가 제품과 서비스를 번들로 묶어 팔면서 부수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도록 강요한다면 반독점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드로이드의 경우 시장에서, 특히 다른 모바일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는 시장에서 충분히 파워를 갖고 있었는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초기 단계로, 소송까지 가지 않고 마무리될 수도 있다. 하지만 연방무역위원회가 구글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지난 2011년에도 연방무역위원회는 구글의 인터넷 검색 사업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지만 2013년 결국 별다른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며 5대0으로 소송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IT 업계에서는 과연 연방무역위원회가 조사할 의지가 있었느냐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