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10%, 5년 만기 LPR을 3.60%로 각각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이달 LPR을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도 28명의 시장 참여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인민은행의 LPR 동결을 예측했다.
LPR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의 금리를 취합해 정리한다. 5년물은 통상 주택담보대출, 1년물은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기준금리로 여긴다.
인민은행은 지난 9월 24일 판궁성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쳤다. 판 총재는 당시 지급준비율(RRR)을 50bp(1bp=0.01%포인트) 내리고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20bp 인하,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을 발표했다. 이후 한달여에 걸쳐 지준율, 7일물 역레포, 기존 주담대 금리 인하 등을 실시했다.
유동성 공급 정책이 이어지면서 LPR도 한차례 낮아졌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지난달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전월대비 각각 25bp씩 인하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렸던 주요국들과 달리 중국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낮은 금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1년물 LPR의 경우 2020년 1월만 해도 4.15%였으나 이후 몇차례 인하를 거치며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5년물 LPR은 같은 기간 4.80%에서 3.60%로 1.2%포인트 내려갔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0년초 0%대 초반대였으나 급격한 인상을 거쳐 5%대까지 올라갔다. 지속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했던 중국은 미국과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달러화대비 위안화 약세로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9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통화정책을 선회하면서 중국도 다시 통화정책에 숨통을 트게 됐다. 이에 대규모 금리 인하라는 유동성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달에는 LPR을 일단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했지만 앞으로 추가 인하 여지는 남았다. 중국은 잇단 부양책 발표에도 주요 경제 지표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연간 5% 경제성장률 달성이라는 목표 달성이 힘든 상황이다.
LPR이 아니어도 다른 통화정책을 또 가동할 수 있다. 판 총재는 지난 4~8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통화정책 역주기조절 강도를 높이겠다”고 보고했다.
역주기조절이란 경제의 과열이나 하방 압력을 받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거시경제 정책을 말한다. 경기 침체가 심화할 경우 추가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추가로 RRR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판 총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연말까지 RRR을 20~50bp 더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며 “인민은행은 향후 몇 달 동안 RRR 인하와 같은 추가 완화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