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식 발표 기준 중국 기업의 한국 배터리 소재 기업에 대한 투자 계약을 발표한 8건 가운데 이중 투자 규모가 확정된 7곳의 총 투자액은 약 5조7300억원으로, 이 가운데 50%를 자본(Equity)으로 투자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국내 지분 투자규모는 2조1500억원대다. 중국 기업 지분율이 25%를 넘어가는 합작사 5곳 가운데 투자액을 발표한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중국 CNGR과의 전구체 생산공장 지분 20%(1014억2000만원)를 75%까지 확대시 2788억원의 추가 투자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퓨처엠이 북미 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하려면 지분 조정이 선결과제다. 북미 시장을 포기할지, 자본을 추가로 투자해야 할지 기로에 놓인 것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구체적 투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당초 60%의 지분구조 대비 추가 부담은 높지 않다. 앞서 지난 6월 포스코그룹은 포항시에 니켈정제 및 전구체 생산 사업 추진을 위해 글로벌 1위 전구체 기업인 CNGR과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하고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JV의 지분 60%을, 포스코퓨처엠은 20%를 확보하기로 했다.
향후 자본시장의 관건은 포스코퓨처엠의 재무상태가 모회사의 자금수혈로 이어질지 여부로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속적인 외형 확대로 인해 지난 2021년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한데 이어 내년 중 자본성 조달이 예정돼 있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추가 수혈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퓨처엠의 JV) 지분율 확보 위한 추가 자금 부담은 홀딩스의 자금여력으로 포스코퓨처엠 유상증자 시나리오로 해결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포스코퓨처엠의 부채비율은 119.7%로, 이는 배터리 소재사업 투자소요가 영업현금흐름을 상회하면서 차입부담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연결기준 포스코퓨처엠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1조 1747억원에서 지난 6월 기준 2조858억원으로 늘어났다.
LG화학도 수천억원대 추가적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새만금과 구미 생산시설 대한 투자 규모가 각 1조 2000억원, 5000억원이며 이 중 구미 양극재 제조공장 합작사의 경우 LG화학의 지분율이 51%에 불과해 지분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아울러 새만금 투자건의 경우 FEOC 요건을 충족하려면 전액 자본(Equity) 조달 가정시 9000억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석화업황 악화가 겹친 LG화학이 이번 합작사 설립시 중국 측과 재무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는지도 협상 과제로 남게 됐다.
SK온·에코프로와 중국 거린메이의 합작법인 역시 국내 지분율이 51%로 알려진 가운데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 1조2000억원의 투자금액 가운데 중국 지분 확보를 위한 추가 지분 투자를 감안할 때 지분 대신 부채 조달 비중을 늘려 자금 수요를 최소화하며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배터리 업황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 발표된 설비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지 관건”이라며 “중국 이차전지 업계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양사간 협상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