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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는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으로 4세대 HBM3의 확장버전이다. 초당 최대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데 5GB(기가바이트) 용량의 FHD급 영화 230편 이상을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열 방출 성능도 기존 제품보다 10% 높였다. 속도와 발열 제어 등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HBM3E를 양산할 계획이다.
모바일 기기용 D램인 LPDDR5X에서도 최고 타이틀을 획득했다. 업계 최고 용량인 24GB 패키지를 개발해 양산에 성공하며 중국 오포 등 고객사에 납품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LPDDR5X의 성능을 개선한 현존 최고속도 모바일 D램 LPDDR5T도 개발해 글로벌 모바일 AP기업 대만 미디어텍에 샘플을 제공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업계 최초로 LPDDR5X를 개발한 건 삼성전자이지만 용량과 속도면에서 SK하이닉스가 최고 성능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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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차세대 기술 개발에서 연달아 성과를 내는 건 건 불황에도 꾸준히 R&D에 투자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가 R&D에 투자한 금액은 2조863억원이다. 금액만 보면 지난해 동기 대비 13.3% 줄었으나 매출 중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6.8%로 작년 상반기보다 7.5%포인트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작년보다 52% 급락한 영향인데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R&D에 적잖은 돈을 들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다운턴에 움츠러들기보다는 회복에 대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두드러지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영향력을 높일 계획이다. D램에서는 올해 1분기 2위에 오른 마이크론을 다시 제치고, 낸드에서는 격차가 벌어지는 키옥시아와의 점유율 차이를 좁힌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한때 마이크론의 기술 개발 속도가 우리 기업들보다 빠르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SK하이닉스의 성과로 여전히 기술리더십이 우리에게 있다는 걸 입증했다”며 “첨단제품뿐 아니라 시장 주력제품 생산에도 집중한다면 SK하이닉스의 점유율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