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특성상 운행빈도는 높지만 배터리 용량은 적은 탓에 충전이 잦다 보니 일반 자가용 전기차 간 ‘충전기 사용 갈등’도 불거질 정도다. 업계에서는 화물차의 친환경차 전환을 위해 단순히 보급 대수 확산에 초점을 맞춘 보조금 지원보다는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유인하는 ‘보조금 차등 지원’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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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1톤 전기트럭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은 58.8kWh(킬로와트시)로 전기 승용차 대비 70~75%에 그친다. 이에 인증 주행거리도 1회 충전시 211km에 불과하다. 게다가 도로상태나 운전 방법, 차량적재 유무 등에 따라 실제 주행거리는 더 줄어든다. 화물을 싣고 달릴 경우 주행거리는 100km대 중후반에 그친다는 게 전기트럭 차주들의 일성이다. 1톤 트럭 운전자들은 영업용으로 활용 가능한 최소 주행 가능 거리가 300km로 보고 있다. 40대 자영업자 김 모씨는 “배달은 시간을 지키는 게 생명인데 (짧은 주행거리 탓에) 충전하느라 배송에 늦는 경우가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전기트럭의 짧은 주행거리가 차주 본인에게만 국한된다면 ‘스스로 선택한 불편’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애먼 일반 전기차 차주들에까지 피해가 간다는 점이다. 장거리 운행을 하는 고속도로마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전기트럭이 점령하다시피 사용하면서 불편을 겪었다는 일반 전기차 운전자들이 적잖다.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고속도로 충전소마다 길게 늘어선 전기트럭 행렬을 두고 ‘충전 대란’이라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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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 1톤 이하 전기트럭 보조금 대상을 지난해 4만대에서 올해 5만대로 늘렸다. 특히 올해 구매보조금으로 책정된 금액만 최대 2350만원(보조금 지원이 가장 높은 지자체 기준)에 이르고 여기에 소상공인 추가 지원금을 더하면 차량 가격의 60~70%를 지원받게 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정부와 지자체가 전폭적인 보조금 제도로 자영업자들의 전기트럭 구매를 유도하고 있지만, 과도한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보급이 확산되면서 성능과 활용성에 대한 불만이 계속 늘고 있다”며 “일단 숫자부터 늘리고 보자는 식의 보조금 지원책 보다는 배터리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유인하는 보조금 차등 지원책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