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대주주(57.50%)인 카카오(035720)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을 검토중인 가운데, 카카오 노동조합이 사모펀드 매각을 철회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지회장 : 서승욱)는 20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모펀드 매각에 반대한다며 카카오모빌리티의 과반 노동조합을 결성을 선언하고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카카오지회는 카카오 계열사(공동체)에 소속된 모든 노동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모펀드 매각 반대”
카카오는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중”이라고 했고 MBK파트너스 역시 “현재 진행되는 바가 없다”고 했지만, 노조는 사측과 MBK파트너스와의 물밑 협상을 문제 삼고 있다. 한차례 만났다고 하더라도 사모펀드에 국민 모빌리티 기업을 넘겨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 이후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주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누적가입자 3,000만명에 월 활성 이용자 1,000만명에 달하는 국민 플랫폼이며, 2021년 4,425억원의 영업수익,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노조는 카카오는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으나 후속보도가 이어졌고, 지난 6월 17일 카카오모빌리티 내부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올핸즈 미팅에서 경영진은 매각 진행 사실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30만 플랫폼 노동자들 고용불안 야기
특히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통상 사업의 정리 수순으로 가는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에서 간접 고용된 30만 플랫폼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문제도 야기될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카카오T 대리운전 기사는 17만명이며, 카카오 모빌리티 자회사에 소속된 기사는 1,000명에 이른다. 또한 최근 언론보도등에 따르면 카카오T 블루 기사는 3만 6천명인 상황”이라고 되새겼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던 경영진들이 그와 가장 거리가 먼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려 한다면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매각이 아니라 어떻게 더 나은 플랫폼이 될지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카카오 무책임하다”
매각 소식을 접한 카카오 모빌리티 구성원들은 일방적인 매각 추진을 반대하며 노동조합으로 집결했고, 불과 2-3일 만에 전체 직원의 과반이 넘는 조합원이 가입하면서 카카오 계열사 최초의 과반노조가 되었다. 조합원 가입은 현재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다수가 이번 매각과 관련한 경영진의 소통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매각 이유를 밝히지 않고 지금까지 매각 논의 과정과 이후 매각 추진 의사에 대해서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매각이 되어도 문제가 없을 거라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형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 요구”
노동조합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플랫폼을 사용하는 국민들, 플랫폼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플랫폼 노동자들, 카카오의 가치를 믿고 투자한 소액 투자자들,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 모두와 연대하여 매각을 반대하는 행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은 이번 주 조합원 토론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다른 공동체 소속 구성원들 역시 이번 사태를 걱정하고 있다. 노조는 “모빌리티 매각은 앞으로 카카오 경영 방식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구성원들이 잘 키운 서비스를 스핀오프하고 독립적 법인으로 만들고 기업 공개를 하는 형식이 아니라 언제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일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