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 날린 삼성D 노조…내일 노사협상, 파업 분수령될 듯

신중섭 기자I 2021.06.08 17:04:02

9일 오후 2시 삼성D 노사 대표교섭
노조 "최후통첩…최종안 따라 쟁의행위"
교섭 후 노조원 의견 묻고 쟁의여부 결정
파업 가능하지만 그룹 최초 파업 부담도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임금 갈등’을 겪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9일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한다.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에 따라 파업 등 쟁의행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최후통첩’을 날린 상황임에 따라, 내일 대표교섭은 삼성디스플레이 파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교섭해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삼성디스플레이 노조)
8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오는 9일 오후 2시 한국노총 충남세종지역본부에서 ‘2021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재개한다. 앞서 노사는 임금협상 결렬 약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결과물 없이 종료됐다. 이후 노조는 오는 9일까지 최종안을 제시해줄 것을 사측에 요청했고, 사측은 9일 오후 2시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하자고 지난 7일 회신했다. 지난 2일 교섭과 같이 노조 측에선 김정란·이창완 공동위원장이, 사측에서는 인사 담당 임원 2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대표교섭은 삼성디스플레이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노조가 이번 최종안 요구를 ‘최후통첩’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납득 할 만한 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쟁의행위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며 “최종안에 따라 파업이나 태업 등 쟁의 행위 형태와 수위를 정하고 준비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대표교섭 이후 집행부와 대의원, 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사측이 제시한 임금협상 최종안 수용 여부를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수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경우, 노조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쟁의 행위 형태와 수위를 정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고려하면 내일 대표교섭을 하더라도 당장 이번 주 내로 파업 여부가 결정되진 않을 전망이다.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파업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파업에 나설 경우,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 그룹 최초 파업이 될 것이라는 부담이 있어서다. 쟁의행위의 종류로는 파업 외에도 태업·보이콧·생산관리·피케팅 등이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최종안에 일말의 성의도 없을 경우 파업도 쟁의행위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초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2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4월 27일 열린 제8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1%의 지지를 받고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조정 중지 판결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후 쟁의권 확보에 따라 파업 위기감이 높아지던 가운데 지난달 25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김정란·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이 면담을 하면서 지난 2일 임금교섭도 재개됐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 명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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