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인민은행(PBOC)이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은행 서비스 제공을 전면 금지했다.
19일 중국 증권시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지난 17일 주요 은행에 보낸 내부 문건에서 “오늘부터 각 은행과 지점은 자체 조사와 시정조치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고 적절한 조치로 결제 채널이 가상화폐 거래에 쓰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통보했다.
‘불법 가상화폐 거래·결제 서비스 제공 자체점검 및 개정작업 추진에 관한 통지’라는 제목의 이 문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은행들은 매일 거래 감시를 강화하고 가상화폐 거래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하면 즉각 지급 채널을 차단하며 관련 자금이 사회 안정을 해치는 데 쓰이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또 각 은행은 자체 조사와 관련 시행 조치 등에 대한 보고를 20일까지 인민은행에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은행 내부 문서로 배포됐고 인민은행 공식 홈페이지에는 게시돼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 9월 4일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가상화폐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이어 관련 계좌 개설을 금지하고 모든 가상화폐 거래소 운영을 중단시키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때 세계 가상화폐 거래의 90%를 차지했던 중국 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일본 등 다른 나라나 지하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중국 중앙은행이 통제권을 가진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야오치엔 인민은행 디지털화폐 연구소장은 “디지털 경제의 발전에 맞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화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가상화폐의) 조사와 발행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PwC차이나의 천인층 연구원은 “중국은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올해 중국은 세계 최초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