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해 유통·식음료 CEO가 꼽은 최고 화두는?

이승현 기자I 2014.01.02 16:30:57

'경영환경 좋지 않다'..수익성 위주 내실경영
경제민주화 시대, 동반성장·상생경영은 기본
'레드오션' 내수시장 넘어 글로벌 사업 추진

[이데일리 이승현 장영은 기자] 경기불황과 경제민주화에 따른 정부의 각종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요 식품·유통기업들이 새해의 경영 키워드로 ‘내실·상생·글로벌’을 꼽았다.

2일 주요 식품·유통기업의 회장과 최고경영자(CEO)의 신년사를 분석한 결과 “순탄치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회복과 정체의 갈림길에 선 한국 경제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가 많았다. 이에 따라 수익성 위주의 안정지향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윗줄 왼쪽부터)손경식 CJ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허경인 SPC그룹 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 박준 농심 사장, 명형섭 대상 사장, 박성칠 동원F&B 사장.
국내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유통·식음료업계는 공격적인 투자나 새로운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보다 확장시키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은“그룹 최고 CEO인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최대 위기상황인 만큼 임직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 창의와 혁신으로 낭비를 제거함으로써 수익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000080) 회장은 “롯데의 맥주시장 신규진출과 수입주류 증가 등 경쟁상황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마지막이라는 위기의식으로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박준 농심(004370) 대표이사도 “올해 역시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며 “임직원 모두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요 유통·식품기업 경영 키워드
내실 경영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 하이트진로와 BGF리테일, 동원F&B(049770)는 스피드 경영을 강조했고, CJ그룹은 수익성 제고를, 대상은 차별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홍석조 BGF 회장은 “불확실한 시대에는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빨리 변신할 수 있는 사람과 조직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 유통기업들은 올해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인천아시안게임 등 국제스포츠 행사가 다수 열리는 것이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CJ그룹과 아모레퍼시픽(090430), SPC그룹, 농심, 대상(001680) 등은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설화수·라네즈·마몽드·에뛰드·이니스프리 등 5대 글로벌 브랜드를 아시아 성장 시장에 확산시키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생산물류 인프라 또한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와 함께 지난해 정부의 골목상권 살리기와 동반성장 등 경제민주화 정책에 따라 규제를 받았던 유통기업들은 너나 할 것 많이 ‘상생’과 ‘소통’을 경영 기치로 내걸었다.

‘골목상권 침해’와 ‘갑의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섰던 SPC그룹과 아모레퍼시픽, BGF는 거래처, 지역사회, 임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CJ그룹은 CSV(공유가치창출) 체계화를 통해 상생경영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은 백화점이 나눔의 중심 공간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고, 롯데백화점은 직접적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맥주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끝장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또 지속적인 경영혁신(롯데백화점)과 품질최우선주의(동원F&B) 등 기본 원칙을 강조한 곳들도 있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유통시장 환경은 긍정적인 요소보다 부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며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심정으로 긴축과 수익성 중심의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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