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대비 8.4% 늘어난 6855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이후 내년에도 2.2% 더 늘어 7002억달러가 되리라 전망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앞선 2022년 역대 최대인 6836억달러까지 늘었으나, 그해 말 시작된 반도체 경기 둔화 여파로 2023년 7.5% 줄어든 6322억달러로 줄었었다. 올해는 반등에 성공해 이달 20일까지 누적으로 전년대비 8.8% 늘어난 6015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연간 무역수지 역시 올해 474억달러에서 내년 487억달러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액 역시 올해 6381억달러에서 내년 6516억달러로 2.1% 늘어나지만, 그 증가 폭은 수출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두바이유)가 올해 연평균 배럴당 80.3달러에서 내년 74.8달러로 7.0% 내린다는 전망치를 전제한 결과다. 원·달러 환율도 상반기까진 1달러에 1350원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하반기엔 1320원대까지 완만히 내리리라 전망했다.
올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이끈 반도체와 정보통신기기, 바이오헬스 등 업종이 내년에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의 확산과 IT기기 수요 확대 영향이다. 조선과 철강 역시 수출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자동차와 정유 등은 내년 수출액이 감소하며 전체 수출 증가 폭을 끌어내릴 전망이다.
내년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가 자동차를 중심으로 우리의 대(對)미국 수출, 더 나아가 전체 수출 증가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중국 경제성장세 정체와 대중국 디커플링 강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및 중동 리스크 장기화를 내년 수출 둔화를 유발할 수 있는 불확실 요인으로 꼽았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 2.2%에서 내년 2.1%로 소폭 둔화하리라 전망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발 경제정책 변화와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수출 증가와 민간 소비 및 설비투자 확대가 하락 폭을 제한하리란 판단이다. 다만, 건설투자는 금리 하락이란 긍정 요인에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정보통신기기와 반도체, 바이오헬스 산업은 수출·내수·생산 지표에서 견고한 성장이 예상되나 자동차와 철강, 섬유, 이차전지는 침체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글로벌 교역과 정책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가운데 선도 부문의 초격차 확보와 친환경·디지털화 전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