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여성인 문 모씨는 최근 탄력 개선과 주름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기능성 기초화장품을 샀다. 문씨는 “쌍꺼풀이랑 입가 주변의 팔자 주름이 깊어질까봐 걱정된다”며 “주름 예방에 좋다는 아이크림도 매일 바르는 중”이라고 했다.
가능한 한 천천히 나이들고 싶다는 ‘슬로우에이징’ 열풍이 화장품업계에도 불고 있다. ‘노화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는 없지만 최대한 노화의 속도를 늦추고 싶단 열망이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까지 번지고 있어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뷰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인 ‘슬로우에이징’과 관련한 상품을 선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천천히 나이들기’를 원하는 게 새로운 뷰티 패러다임”이라면서 “특히 MZ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은 고객의 약 73%를 차지하는 2030세대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피부 관련 고민의 상당수가 노화와 밀접하단 점을 확인했다. 25~34세 고객이 모공, 탄력, 흔적 관리에 특화된 기능성 스킨케어 상품을 다양하게 구매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것이다. 슬로우에이징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상품의 매출은 올해 8월까지 최근 3년간 연 평균 10%씩 증가했다는 게 CJ올리브영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은 4050세대를 겨냥해 이미 생긴 주름을 없애거나 탄력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는 탄력 관리와 모공, 안색, 흔적 등까지 슬로우에이징 영역으로 범주화해 이너뷰티(섭취를 통해 관리를 돕는 화장품) 등과도 연계해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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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도 발빠르게 대응 중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최근 슬로우에이징을 위한 ‘리제덤365 모공탄력 캡슐세럼’을 출시했다. 민감성 피부일수록 잦은 피부 손상과 산화 스트레스에 노출돼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에서 착안, 피부 장벽과 모공 탄력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능성 세럼을 내놨다. 메디힐은 기초 첫 단계부터 영양·탄력·결 정돈이 가능한 탄력 패드, 집중 안티에이징 케어가 필요한 눈가 전용 제품인 아이 패치 등 ‘레티놀콜라겐 2종’을 새로 출시했다. 더마펌도 피부노화 징후를 다각도로 관리할 수 있게 돕는 ‘더 펩타이드’ 3종을 선보였다.
화장품업계 한 관계자는 “중장년층의 ‘안티에이징’ 제품 수요가 젊은층의 ‘슬로우에이징’ 수요로까지 확산했다”며 “해외는 아직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국내보다 낮아, 수출기업들을 타고 해외시장까지 수요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