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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습자가 몰입상태에 빠지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김성일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사범대학장)는 ‘몰입’이 자기 주도적 학습의 토대가 된다며 대학교육의 혁신은 학생들의 몰입·자기주도성을 키워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6일 고려대 중앙광장 CCL이벤트 홀에서 열린 ‘코로나 이후 교육혁신과 사회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포럼에 참석, 이같이 강조했다. 김 교수는 “팬데믹 기간 중 우리사회의 화두는 권태였다”며 “유튜브·인터넷 동영상에 끌려 다니는 상태에서의 우리 뇌는 일부분만 활성화되는 멍한 상태 즉 지루함·권태(boredom)라고 볼 수 있으며 중독의 위험성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몰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몰입(flow)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행복하며 학습자는 몰입상태에서 주도성과 주체감을 갖는다”며 “학습자가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능력이 길러지면 세상의 지식변화 주기가 아무리 빨라도 새롭게 학습하고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대학교수 임용 방식에 대해서도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대학에는 연구하는 교수도 있어야 하지만 코칭하거나 디자인하거나 멘토링하는 교수도 있어야 한다”며 “연구력만 보고 교수를 임용할 게 아니라 코칭력·강의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오세정 서울대 총장도 “우리나라 학생들은 교수의 농담까지 받아 적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식을 받아들이는데만 익숙하며 대학교육도 기존의 지식을 주입하는 형태”라며 “졸업 후 학생들이 (지금은 없는) 미래사회의 직업에 종사한다면 이러한 교육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남과 달리 생각하는 창의성과 비판적 사고, 소통능력 등이 중요하다”며 “앞으로의 교육혁신은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도 토론자로 참석해 “학생들이 취업하면 회사에서는 공감능력·협동력·창의력 등이 중요해진다”며 “형식적 지식은 이미 핸드폰 안에 다 있다”며 이런 방향의 교육혁신에 공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포럼은 ‘대학과 사회 연구회’가 주최했으며 고려대 사범대학 미래교육연구원, BK21생명과학교육연구단 등이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