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단일화 협상 3월초나 가능"…당내 경선 집중
나경원 "단일화만 얘기하는 것은 정치공학적"
권은희 "국민의힘 지도부 예민한 상태…반드시 단일화 한다"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범야권의 초기 단일화 협상이 사실상 물 건너 가면서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단일화 구성의 구체적인 방식을 요구하며 3자 구도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이에 안 대표는 범야권 단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놨다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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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화를 두고 사실 제1야당이자 많은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쪽에서 좀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지도부라고 해서, 또 국민의당의 당 대표라고 해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나는 이렇게 선거를 치르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여건과 상황이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초기 단일화 협상의 실패가 안 대표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단일화 가능성을 닫아 두지는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반드시 야권의 단일화 과정을 통해서 단일화된 후보를 중심으로 원팀을 이뤄 변화된 모습, 단결된 모습으로 선거 승리를 이루겠다는 목표이기 때문에 단일화가 깨질 가능성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안 대표를 향한 일각의 비판에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대표를 좀 잘 못 본 분들은 과거에 미숙한 부분들 기억이 강한 거라 본다. 그런 데 있어서 평가의 차이가 있다고 본다”며 “과거에 안 대표가 안초딩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대딩 정도 됐다.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단일화를 둘러싼 갈등을 수습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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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전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 본인에게도 분명히 물어봤다. 단일화는 3월 초에나 가서 얘기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에 들어와서 하는 둘 중에 한 가지밖에 없으니까 결심하면 얘기하라고 했다”며 “(입당은 하지 않겠다니) 그 이후에는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입당 제안을 거절한 만큼 국민의힘 경선에 당분간 집중하겠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대표를 향한 불만이 팽배하다. 나경원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안 대표와의 단일화보다 당 경선 과정이 우선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단일화만 자꾸 얘기하는 것은 너무 정치공학적이다”며 안 대표 중심의 질문에 불편함도 내비쳤다.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 역시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꼭 단일화에 매여 있을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후보를 뽑아야 된다”며 김 위원장의 뜻을 지지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초기 단일화 협상은 실패했다”며 당 경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을 본지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