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세희 기자] 자신이 감사한 기업 정보로 주식에 투자해 억대 이익을 챙긴 대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가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 이진동)는 회사를 감사하다가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로 회계사 이모(29)씨와 배모(30)씨를 구속 기소하고 장모(29)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울러 회사 미공개 실적 정보를 이씨 등에게 알려준 혐의(자본시장법 등)로 김모(30)씨 등 7명을 약식 기소하고 자신이 감사한 회사 실적을 공시하기 직전 누설한 혐의(공인회계사법)로 회계사 19명을 금융위원회에 징계 통보했다. 약식 기소는 검사가 재판부에 피고인을 벌금형에 처해달라고 청구하는 제도를 뜻한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미공개 회사 실적 정보를 이용해 대상(001680)과 엔씨소프트(036570), S&T모티브(064960) 등의 회사 주식과 선물을 거래했다. 김씨 등은 한샘(009240) 등 자신이 감사한 기업 실적 정보를 이씨에게 몰래 제공했다. 박모(29)씨 등도 자신이 직접 감사한 다음카카오(035720) 미공개 정보를 이씨에게 알려줬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이렇게 모은 미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14개 종목과 선물을 거래해 약 6억6000만원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 등이 올린 시세차익을 전부 추적하고 보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업 회계 감시자로서 자본시장 파수꾼인 회계사가 공시 전 실적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이거나 감사 정보를 누설했다”라며 “검찰은 회계사 집단의 도덕적 해이를 엄히 다스리고 앞으로도 구조적 비리를 단속해 자본시장을 건전하게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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