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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현대백화점이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춘절 연휴기간 요우커들이 구입한 명품 브랜드 매출 순위를 뽑아보니 에르메스가 지난해 이어 올해도 1위에 랭크됐다. 지난해 6위였던 까르띠에는 2위로 4단계나 뛰어올랐고, 루이비통은 3위로 제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스위스 시계 브랜드 바쉐론콘스탄틴, 샤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왕서방들의 에르메스 사랑은 남달랐다. 에르메스는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에 이어 2위 자리를 2년 연속 차지했다. 샤넬, 루이비통도 3~4위로 요우커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국산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 역시 불가리를 제치고 9위로 톱10에 처음 이름을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세계 3대 명품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프라다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눈에 띄게 식어갔다. 현대백화점에서 프라다는 판매 부진으로 상위 10위권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프라다의 판매 순위는 8위였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프라다는 8위로 톱10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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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업계 한 관계자는 “에르메스 등 다른 명품 브랜드는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은 데 반해 프라다는 그렇지 못하다”며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 등에서 인기가 많은 프라다가 중국인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우커들이 가방과 옷 대신 보석·시계 브랜드를 더 선호한 것도 올해 나타난 특징 중 하나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매 순위 10위권에 오른 보석·시계 주력 브랜드가 3개에 불과했지만 올해에는 4개로 늘어났다. 매출 상위 5위권 안에 보석·시계 브랜드가 2개나 포함됐다.
요우커들이 비싼 명품 브랜드만 사간 것은 아니다. 매출 기준이 아닌 결제 건수 기준으로 브랜드 순위를 살펴보면 사뭇 다른 결과가 나온다.
요우커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롯데백화점 을지로 본점에서 춘절 연휴기간 은련 카드 결제 건수 기준으로 상위 10개 브랜드 순위를 살펴보니 고가 제품 브랜드는 MCM (6위)이 유일했다.
반면 온라인 의류 브랜드 ‘스타일 난다’와 캐릭터 상품 ‘라인프렌즈’ 등이 1~2위를 차지했고, 이밖에 운동화 브랜드 뉴발란스(5위)나 LG생활건강(051900)의 샴푸(7위) 등 실용적 제품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본점 매출에 영플라자가 포함돼 실용적 의류가 결제 건수 기준 상위권에 주로 포함된다”며 “중국인들이 고가의 명품 아니면 실용적인 상품을 사가는 양극화 소비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