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원식 이도형 기자] 담뱃값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공식적으로 담뱃값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고, 여야 의원들 역시 현재의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기 위한 법안을 같은날 발의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이날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세법 및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담배소비세를 현재 641원에서 1169원으로 82% 인상하고,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현재 354원에서 1146원으로 3배 가까이 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수입액의 1.3% 수준에 불과한 현행 금연사업지출 비율을 10% 이상으로 높일 것을 의무화하고,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저소득층을 특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은 대표 발의자인 김재원 의원을 포함해 새누리당 소속 이만우, 김태원, 최봉흥, 이에리사, 안홍준, 이운룡 의원 등 7명과 민주통합당 소속 김성곤, 김영록, 박민수, 인재근, 이인영 의원 등 5명 등 모두 12명이 공동 발의했다.
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담뱃값은 국내 담배를 기준으로 하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른다. 김 의원은 그동안 이 같은 내용의 담뱃값 인상의 필요성을 계속 주장해왔다. 지난달 14일 열린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도 박재원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담뱃값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이에 박 장관은 “올릴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담뱃값 2000원을 한꺼번에 인상하는 정책이 ‘반서민적’이라는 비판과 관련, “담배값을 조금씩 지속적으로 올리는 정책은 흡연자들에게 담배 소비를 포기할 유인을 제공하지 못한다”며 “결국 흡연자들의 담배 의존성을 유지시키고 흡연율 감소라는 금연 가격 정책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세수증대나 담배업체들의 이윤 증대에만 기여할 공산이 높아 흡연자의 호주머니를 털어 세금을 충당하는 반서민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흡연자들이 담배값 인상에도 불구하고 담배소비량을 줄이지 않으면 흡연자들의 담배지출액이 늘어 흡연가구의 가계수지가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나, 담배값 인상을 계기로 금연을 단행하는 흡연가구들은 담배지출액과 의료비 감소로 인한 가계수지의 개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담뱃값을 인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앞서 제출한 정책 서면답변서에서 “높은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경고 그림 등 비가격 규제와 함께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피력한바 있다.
다만 진 후보자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인상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서민 생활이나 물가에 문제가 있어 쉽게 결정하니 없을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등을 들어 판단해 보도록 하겠다”고 당장 인상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