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사장 직무정지..검찰 결과 따라 2라운드 가능성
라회장 17년 장기집권 폐해·치부 드러내..퇴임압박 심할듯
[이데일리 원정희 기자] 신상훈
신한금융지주(055550) 사장이 이사회에서 직무정지를 당하면서 신한지주 사태는 외견상 일단락됐다.
그러나 해임이 아닌 직무정지로 결론나면서 검찰 조사결과에 따라 그의 복귀를 둘러싸고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의 2라운드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신 사장과 별개로 라 회장 또한 차명계좌 및 비자금논란 등으로 퇴임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개편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 일단 봉합됐지만 신 사장 진짜 거취는 검찰 결과에 달린 듯신한금융 이사회는 14일 장시간의 회의 끝에 투표로 신 사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결정했다. 라 회장과 이 행장 등 10명의 이사가 찬성표를 던졌고 신 사장만 반대했다. 재일교포인 히라카와 요지 이사는 투표에 불참했다.
신 사장이 믿었던 재일교포 사외이사 4명 모두 라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게다가 이같은 결정이 내려진 이상 라 회장과 이백순 행장이 건재하는 신한금융에서 검찰 조사 결과에 관계없이 신 사장이 자리를 되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사회 직후 전성빈 이사회 의장은 고소건과 관련해 이사회가 진위를 판단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해임 대신 직무정지를 선택한 것은 사법당국의 결정이 내려질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취지라고도 설명했다.
이는 사법당국의 조사 결과에 따라 복귀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따라서 검찰 조사결과에 따라선 또 다른 후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느쪽이든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 라회장 거취도 주목..지배구조 개편 급물살탈까
특히 신 사장의 거취와 관계없이 라 회장의 퇴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명제법 위반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가 본격화되면 더이상 CEO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번 이사회에서도 제기된 것처럼 신 사장이 횡령했다는 이희건 명예회장(창업주)의 자문료 15억원의 사용처와 라 회장이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어쩌면 라 회장 역시도 횡령혐의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게다가 이같은 의혹이나 검찰조사가 아니더라도 외부에선 이번사태를 `권력암투`로 보고 있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이 20년 가까운 세월을 `장기집권` 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장부터 회장까지 무려 17년간 CEO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
그동안 신한금융은 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입어 마치 오너와 같은 막강한 힘을 지닌 라회장을 정점으로 튼튼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오너와 같은 막강한 힘이 견제받지 않는 힘, 그리고 주인이 아니면서 주인행세를 하는 대리인(전문경영인)문제 등을 야기시키면서 오히려 독이 돼 돌아왔다. 알고보니 신한금융도
KB금융(105560)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치부만 드러낸 꼴이다.
이런 정황들에 비춰 장기집권한 라 회장에 대한 신한금융 안팎의 퇴진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새로운 지배구조로 진용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 관치와 권치의 먹구름 다가오나라 회장과 이 행장 입장선 일단 봉합은 됐지만 결국 이번 사태를 장기국면으로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이번 사태를 도모(?)한 이백순 신한은행장 또한 책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3명의 동반퇴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이 틈새를 비집고 관치와 권치의 먹구름까지 드리울 조짐이다. 벌써부터 관가에선 `이번 기회에 잘됐다`는 얘기들도 흘러나온다.
금융권에선 이미 3명의 동반퇴진 가능성을 점치고 CEO자리를 놓고 여러가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 사외이사를 오랫동안 역임한 금융권 인사부터 과거 신한금융과 계열사 등에서 한자리했던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일단은 봉합되겠지만 라 회장과 이 행장의 리더십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며 "자칫 권력의 힘을 등에 없고 지배구조 개편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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