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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75형 이상 TV는 전체 TV 시장의 14.6%(금액 기준)를 차지해 전년 동기 대비 4.4%포인트 증가했다.
TV 시장에서 ‘거거익선’ 바람이 부는 것은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수요 덕에 전체 TV 판매량이 늘었지만, 이전까지 전 세계 TV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초대형 TV 판매 비중은 나날이 증가하면서 지난 2019년 10%를 넘어서더니 현재는 2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업계는 극장에서처럼 고화질 대화면으로 영화나 스포츠 경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TV 가격 합리화와 맞아 떨어지면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었고, 최근엔 넷플릭스를 비롯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까지 인기를 끌면서 더 큰 화면으로 초고화질 콘텐츠를 즐기려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LCD TV에 비해 비싼 가격 때문에 대화면 수요가 크지 않던 프리미엄 TV OLED TV 시장에서도 ‘거거익선’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LG전자(066570)가 올해 83형 OLED TV를 출시하며 가격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수요가 늘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존 LG전자의 OLED TV 가운데 80형대 제품은 88형 8K 제품이 유일했다. 88형 8K 제품은 4000만원 선이지만 이번 신제품은 1000만원 안팎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실제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OLED TV 출하량은 작년 2분기 대비 169.6% 늘어난 가운데, 80형 이상 올레드 TV 출하량은 무려 3497.4% 늘었다. 출하량은 8000대 수준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성장세가 가파른 것이다. 올해 전 세계 80인치 이상 OLED TV 출하량은 4만1000대로 예상된다. 초대형 제품은 아니지만 60형대 점유율(금액기준)이 전체의 37.3%를 기록하며 50형대(35.9%)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도 ‘거거익선’ 트렌드를 뒷받침한다.
◇TV 제조사들 앞다퉈 초대형 TV 출시
대형화 트렌드가 확산하자 초대형 TV 신제품 출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초대형 프리미엄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좋아 제조사들도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8월 ‘네오 QLED’ 98형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LED’ TV 또한 기존 110형에서 99·88·76형으로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르면 연내 99형 제품을 먼저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내년 초 ‘CES 2022’에선 90형 이상의 O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034220)가 최근 97형 초대형 패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97형 OLED TV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세계 최초로 83형 OLED TV를 선보이는 등 초대형 TV 시장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현재 70인치 이상 LG전자의 OLED TV는 한국 출시 모델 기준 지난해 7개에서 11개로 늘었다.
다른 글로벌 제조사도들도 앞다퉈 75인치 이상 초대형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 소니는 최근 83인치 OLED TV를 출시했으며, 중국 최대 TV 제조업체 TCL은 미니 LED 제품 라인업 3개 가운데 2개를 75인치 이상으로 구성했다. 샤오미는 98형 TV를 출고가 300만원대에 내놓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력 제품이 50형대에서 60형대로 넘어왔듯 ‘거거익선’ 트렌드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70·80형 이상의 제품 또한 점차 대중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나 초대형 TV는 수익성이 좋은 만큼 글로벌 제조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