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끝난 이스타항공 주총…M&A 장기화 불가피

송승현 기자I 2020.06.26 16:03:35

이스타항공, 26일 서울 양천구 본사서 임시 주총 개최
신규 이사·감사 선임 안건 상정 못 하고 종료
인수협상 지지부진…최종구 사장 "최선 다할 것"

26일 오전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이 임시주주총회가 열리는 서울 양천구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제주항공(089590)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문제가 좀처럼 풀리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인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소집한 임시 주주총회도 제주항공이 신규 이사·감사 선임을 위한 후보자 명단을 주지 않아 무위로 돌아갔다.

이스타항공은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임시 주총을 열었으나 안건을 상정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발행 주식 총수를 1억주에서 1억5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 변경안과 신규 이사 3명 선임, 신규 감사 1명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이사와 감사 후보자 명단을 전달하지 않아 선임안이 상정되지 못했다. 신규 이사와 감사는 계약상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인물로 선임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꾸준히 후보자 명단을 요구했지만, 제주항공은 인수 협상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를 추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임금체불을 두고 두 항공사가 평행선을 달리는 점이다. 이스타항공은 향후 채권·채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는 조건으로 매각가격이 결정됐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주항공은 임금체불은 전적으로 이스타항공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반박한다.

두 항공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스타항공은 인수대금 545억원 중 110억원을 깎아주고 약 250억원에 달하는 임금체불 부분을 분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제주항공은 묵묵부답인 상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임시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주항공이 임금 체납과 관련해 이스타홀딩스가 제안한 내용을 받아들이고 회사를 인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은 내달 6일 임시 주총을 다시 열기로 했지만,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안건이 상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이스타항공 파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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